[김은구의 PD열전]노장 김 PD를 떨게 만든 '용의 눈물' DJ 사건

  • 등록 2007-11-26 오전 8:28:08

    수정 2007-11-26 오전 11:58:34

▲ 김재형 PD(오른쪽/제공=SBS)


[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그동안 다수의 사극을 연출한 김재형 PD는 드라마를 만들며 딱 한번 가슴을 크게 쓸어내린 일이 있었다.

KBS 1TV ‘용의 눈물’을 연출하던 지난 1997년, 제15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일어난 일이다.

이 드라마에 출연하던 임혁이 태종 이방원 역의 유동근에게 “천기를 보니 이제 틀림없이 왕세자가 되십니다”라는 말을 하고 지나가는데 유동근이 타고 있던 말의 한쪽 앞다리 ‘DJ’라는 글씨가 찍혀있던 것이다.

당시 대통령 후보에는 김대중, 이회창, 이인제, 권영길씨 등이 등록돼 있었다. ‘DJ’는 당시 당선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이니셜이었던 데다 드라마 대사도 ‘왕세자’ 운운했으니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었다.

김재형 PD는 “그 글자는 말 소유 목장의 이니셜이었는데 드라마가 인기가 있어서인지 언론에서 난리가 났어요. 더구나 방송 다음날 DJ 측 참모들이 촬영장에 찾아와 ‘고맙다’고 하는데 얼마나 곤란했는지…”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저는 정치적 소신을 드라마에 담으려 하지 않고 아예 정치에는 관심도 없어요”라며 “사극과 정치가 상관관계가 있다는 말도 있지만 제가 연출하는 사극이 정치와 관계가 있어 보인다면 우연일 뿐이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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