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녀
작곡가 동식(남궁원 분)은 양계장을 운영하는 아내(전계현 분)에 의지해 산다. 어느 날 명자(윤여정 분)가 하녀로 집안에 들면서 가정의 평온은 깨진다. 아내가 집을 비운 사이 동식은 명자를 겁탈해 임신시키고, 아내는 명자의 아기를 유산시킨다.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배우 최초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윤여정을 영화계로 이끈 작품. 한 가정을 파탄시키는 광기 어린 캐릭터를 연기한 윤여정은 데뷔작으로 대종상, 청룡영화제, 시체스국제판타스틱영화제 등 연기상을 휩쓴다. 시대를 앞선 천재 감독 김기영의 작품으로 윤여정은 이 영화 이후 ‘충녀’ ‘죽어도 좋은 경험’을 함께 하며 그의 페르소나가 된다.
감독 김기영. 러닝타임 98분.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재개봉 5월 1일.
경제적 붕괴로 도시 전체가 무너진 후 홀로 남겨진 ‘펀’(프란시스 맥도맨드). 추억이 깃든 도시를 떠나 작은 밴과 함께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낯선 길 위의 세상으로 떠난다. 그 곳에서 펀은 각자의 사연을 가진 노매드들을 만나게 되고, 광활한 자연과 길 위에서의 삶을 스스로 선택한 그들과 만나고 헤어지며 다시 살아가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감독 클로이 자오. 러닝타임 108분.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개봉 4월 15일.
순조 1년, ‘정약전’(설경구 분)은 신유박해로 세상의 끝 흑산도로 유배된다. 정약전은 호기심 많은 천성 탓에 그 곳 바다 생물에 매료돼 책을 쓰기로 한다. 뭍에서 온 그는 바다 생물에 지식이 전혀 없고, 바다를 훤히 아는 청년 어부 ‘창대’(변요한 분)에게 도움을 구하지만, 사학죄인을 도울 수 없다며 단칼에 거절 당한다.
‘자산어보’는 나이도 신분도 가치관도 다른 두 사람이 서로의 지식을 나누며 감화되는 과정을 통해 참된 지식의 의미를 묻는다. 조선 왕조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가족사를 그린 ‘사도’, 일제강점기 시인 또 투사로 암울한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맞선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린 ‘동주’ ‘박열’ 등을 탄생시킨 사극 장인 이준익 감독의 열네 번째 작품. 사극은 고리타분하다?란 선입견을 벗겨주는 깨알 재미가 가득하다.
감독 이준익. 러닝타임 126분.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개봉 3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