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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다사다난했던 여자 프로배구는 이제 최종 우승팀을 가리는 챔피언결정전(이하 챔프전)만 남겨두고 있다. 챔프전에서 맞붙는 주인공은 정규리그 1위 GS칼텍스와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한 흥국생명이다. 흥국생명은 24일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IBK기업은행을 세트 스코어 3-0으로 누르고 2승 1패로 챔프전 출전 티켓을 손에 쥐었다.
두 팀은 26일부터 시작되는 5전 3승제 챔프전에서 격돌한다. 1·2·5차전은 GS칼텍스의 홈인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치러지고 3, 4차전은 흥국생명의 안방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다.
흥국생명이 우승하면 2005~06시즌, 2006~07시즌, 2008~09시즌, 2018~19시즌에 이어 통산 5번째 우승을 달성하게 된다. 반면 GS칼텍스는 2007~08시즌, 2013~14시즌에 이어 통산 세 번째로 우승에 도전한다.
스포트라이트는 역시 김연경에게 집중된다. 김연경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엄지손가락에 두툼한 붕대를 감고 경기에 나섰다. 앞선 2차전에서 당한 부상 때문이었다. 손으로 공을 때리는 종목인 배구에서 손가락 부상을 당한다는 것은 치명적이다. 붕대를 감는다고 해도 감각이 정상이 아니다.
하지만 김연경은 평소보다도 더 활발하게 코트를 누비며 후배들을 이끌었다. 김연경은 “트레이너분이 테이핑을 잘해주셔서 괜찮았다”며 “모든 선수가 가진 통증을 느끼고 있고, 모든 선수가 먹는 약을 먹었다”고 대수롭지 않게 반응했다.
김연경은 그동안 외국인 선수 부상,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의 학교폭력 파문 등으로 다사다난했던 흥국생명의 이번 시즌을 떠올렸다. “많은 일이 있었는데 선수들이 이겨내고 챔프전에 올라간다는 게 정말 감동적”이라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줘서 모든 선수에게 감사하다”고 솔직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김연경이 챔프전에서 상대할 팀은 GS칼텍스는 쉬운 상대가 아니다. 정규시즌에서 GS칼텍스와 흥국생명은 3승 3패로 균형을 이뤘다. 4라운드까지 흥국생명이 3승 1패로 앞섰다. 하지만 학폭 논란 이후 치러진 5, 6라운드 맞대결에선 GS칼텍스가 모두 완승을 거뒀다.
현 시점에서 GS칼텍스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흥국생명보다 한 수 위다. 더구나 플레이오프 3경기를 치르고 올라온 흥국생명은 체력적인 부담도 극복해야 한다.
‘소소 자매’ 이소영, 강소휘에 최장신 공격수 메레타 러츠까지 건재한 GS칼텍스는 구단 역사상 첫 통합우승(정규리그 1위+챔프전 우승)을 이룰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V리그에 앞서 열린 컵대회도 우승한 만큼 여자 프로배구 역사상 최초의 ‘트레블(동일 시즌 3개 대회 우승)’도 가능하다.
하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선다고 해도 단기전은 알 수 없다. 특히 흥국생명에는 세계 최고의 선수 김연경이 버티고 있다. 김연경을 막지 못한다면 GS칼텍스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김연경이 부상투혼을 펼친 플레이오프 3차전은 여자 프로배구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AGB닐슨코리아에 따르면 SBS스포츠가 중계한 이 경기의 시청률 2.564%(전국,유료가구 기준), 순간 최고 시청률은 3.74%(20시 18분경)로 V리그 출범 이후 역대 최고였다.
김연경의 부상 투혼이 챔프전에서도 다시 빛을 발할지, 아니면 GS칼텍스의 저력이 배구여제의 투혼까지 잠재울지 배구팬들의 모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