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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혼성그룹 ‘싹쓰리’(SSAK3)로 방송가는 물론 음원차트까지 접수했던 MBC ‘놀면 뭐하니?’는 걸그룹 ‘환불원정대’(이효리, 엄정화, 제시, 화사) 프로젝트로 ‘싹쓰리’를 능가하는 화제성과 인기를 구가 중이다. 유재석의 새 부캐(부캐릭터)인 프로듀서 지미 유가 환불원정대 멤버들과 첫 회동한 지난달 22일 방송은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시청률 11%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한데 이어 불과 일주일 뒤인 지난달 29일 방송은 13.3%로 최고 시청률을 또 한 번 갈아치웠다. 또 지난 5일 방송까지 쭉 두자릿수 시청률을 유지 중이다.
황진미 평론가는 “환불원정대 멤버들의 의견과 활동이 중심을 이루고 유재석 등 남성 출연진은 제작자, 매니저로서 기존의 예능에서 줄곧 여성 출연진이 담당해왔던 보좌와 의견조율을 수행하는 일종의 ‘역할 반전’이 일어나며 벌어지는 해프닝들이 재미 요소가 된다”며 “노련한 국민 MC가 본캐(본캐릭터)인 유재석마저 ‘센 언니’들의 거침없는 말발에 속수무책으로 당황하는 모습이 시청자들의 웃음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다 다양한 연령층과 직군을 대변하는 여성 예능도 많아지고 있다. 지난 7월부터 방송 중인 KBS2 예능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는 배우 박원숙, 김영란, 문숙, 가수 혜은이가 함께 생활하며 서로의 상처와 고민을 나누는 과정을 그린 관찰 예능이다. 출연진의 평균 연령이 무려 68세인 이 프로그램은 노년을 앞둔 많은 중년 여성 시청자들에게 용기를 건네고 있다.
이들의 활약은 방송가에 ‘여성 예능’ 붐을 몰고온 분위기다. SBS플러스는 이달 중 개그우먼 이영자와 김원희, 그룹 샵 출신 가수 이지혜를 3MC로 내세운 새 예능 ‘언니한텐 말해도 돼’를 방송한다. 정치인, 기업가 등 여성 오피니언 리더들의 일상과 고충부터 시청자들의 고민 사연까지 함께 듣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예능이다.
한 지상파 예능 PD는 “다양한 포맷의 여성 예능들이 시도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여전히 남성 예능의 ‘아류’격으로 평가 절하되거나 ‘도전’ 자체에만 의의를 두려는 분위기가 존재한다”며 “꾸준한 시도와 여성 출연진의 발굴로 계속 길을 닦고 개척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