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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원큐 K리그 2020’은 코로나19로 인해 당초 예정됐던 2월29일보다 69일 늦은 8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디펜딩 챔피언’ 전북현대와 ‘FA컵 우승팀’ 수원삼성의 K리그1(1부리그) 1라운드 개막전을 시작으로 7개월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당분간은 무관중으로 경기가 열린다.
올 시즌 K리그1은 개막이 늦춰진 만큼 리그를 축소했다. 12개 팀이 리그를 벌이는 K리그1은 원래 예정됐던 38라운드(33라운드+스플릿 5라운드)에서 11경기가 줄어든 27라운드로 시즌을 치른다. 12개 팀이 22라운드를 치른 뒤 상·하위 각각 6개 팀씩 파이널A와 파이널B로 나눠 스플릿 5라운드를 더 치른다.
만약 시즌 도중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정상적인 리그 진행이 어려우면 리그 전체가 중단되고, 재개가 불가능하면 조기 종료된다. K리그1 22라운드까지 경기가 치러지면 리그 순위나 개인기록은 인정된다.
◇‘절대강자’ 전북, K리그1 4연패 도전
전북은 K리그1의 절대강자다. 2009년 첫 우승을 시작으로 11시즌 동안 7번이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지난 시즌에도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울산을 극적으로 제치고 K리그1 챔피언에 오르며 3연패에 성공했다.
K리그에서 3연패를 이룬 것은 1993~1995년, 2001~2003년의 성남에 이어 전북이 세 번째였다. 전북이 만약 올해도 우승하면 K리그 최초 4연패와 함께 역대 최다 우승(8회)의 신기록을 세운다.
전북의 독주를 저지할 강력한 라이벌은 울산이다. 울산은 지난해 K리그1 최종전에서 뼈아픈 역전 우승을 내준 뒤 올시즌 칼을 갈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잔뼈가 굵은 ‘블루드래곤’ 이청용을 비롯해 국가대표 골키퍼 조현우, 2020 AFC U-23 챔피언십 MVP 원두재, K리그 최고의 패스 전문가 윤빛가람 등 대어들을 영입했다. 멤버만 놓고 보면 전북보다 강력하다는 평가다.
그밖에도 2018년 강등 위기를 이겨내고 지난 시즌 리그 3위로 부활한 FC서울과 탄탄한 유스 시스템을 자랑하는 포항 스틸러스도 우승 후보로 꼽힌다.
◇대구FC-강원FC, 도·시민구단 돌풍 올해도 계속될까
대구FC는 지난해 5위를 기록하며 시도민 구단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새로 개장한 대팍(DGB대구은행파크)은 만원 관중을 기록하는 등 성적과 인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데 성공했다.
대구의 겨울은 혹독했다.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사태로 중국에서 예정됐던 전지훈련을 취소한 뒤 부랴부랴 국내로 돌아왔다. 이후에는 연고지 대구에서 국내 최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설상가상으로 안드레 감독마저 지난 1월 지휘봉을 내려놓고 떠났다.
강원FC도 주목할 시도민 구단이다. 선수들의 능동적인 움직임을 중요시하는 김병수 감독의 전술이 화제가 됐다. ‘병수볼’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올 시즌은 눈에 띄는 전력보강까지 이뤘다. 국가대표 출신이자 K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김승대, 임채민 등이 강원 유니폼을 입었다. 이들은 과거 영남대 시절 김병수 감독의 제자라는 공통점이 있다. 애제자들을 품에 안은 김병수 감독은 자신의 축구 철학을 더욱 뚜렷하게 펼칠 수 있을 전망이다.
◇K리그2 ‘제주·경남·대전’, 1부리그 승격 3파전 예고
올 시즌은 2부리그인 K리그2도 흥행 요소가 많다. 2020년 한일월드컵 ‘4강 주역’ 설기현 경남FC 감독과 황선홍 대전하나시티즌 감독의 ‘자존심 싸움’이 가장 눈에 띈다. 경남은 지난해 K리그1에서 11위에 그친 뒤 부산과 승강PO에서 패해 K리그2로 추락했다. 올해 승격을 위해 설기현 감독을 영입하며 부활을 꿈꾼다. 시민구단에서 기업구단으로 재출발하는 대전도 K리그1 포항, 서울 등을 이끌었던 황선홍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여기에 창단 이후 처음 2부리그 강등의 쓴맛을 본 제주는 광주FC와 성남FC의 승격을 이끌었던 ‘승격 전도사’ 남기일 감독을 영입했다. 객관적인 전력상 제주, 경남, 대전이 1부리그 승격 티켓을 놓고 3파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