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관 품은 K팝]③드림캐쳐는 악몽의 세계관을 어떻게 구현했나

  • 등록 2019-03-08 오전 6:00:00

    수정 2019-03-08 오전 8:12:30

드림캐쳐 ‘악몽’ 시리즈 ‘체이스 미’(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굿나잇’, ‘유 앤 아이’, ‘피리’(사진=드림캐쳐컴퍼니)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그룹 이름과 앨범 및 활동 콘셉트에서 자신들의 세계관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그룹이 있다. 걸그룹 드림캐쳐다. 드림캐쳐는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악몽을 걸러주고 좋은 꿈만 꾸게 해준다는 의미로 만들었던 장신구다. 걸그룹 드림캐쳐는 ‘꿈’을 자신들의 세계관으로 삼았고 그 첫번째로 지난 2017년 1월 ‘악몽’을 소재로 한 이야기를 시작해 최근 ‘디 엔드 오브 나이트메어’(The End of Nightmare)로 시리즈를 마무리했다.

드림캐쳐는 멤버가 7명이다. 이들은 ‘악몽’ 시리즈를 하는 동안 자신들을 ‘일곱 악몽’이라고 불렀다. 멤버 각자가 각기 다른 악몽을 자신의 상징으로 삼았다. 지유는 ‘누군가에게 쫓기는 꿈’, 유현은 ‘낯선 곳을 헤매게 만드는 악몽’, 수아는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만드는 악몽’, 한동은 ‘누군가가 계속 쳐다보는 악몽’, 시연은 ‘좁은 공간에 갇히는 악몽’, 다미는 ‘상처를 입는 악몽’, 가현은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악몽’이다.

드림캐쳐는 이 같은 설정을 뮤직비디오를 통해 시각화하고 스토리를 풀어갔다. 데뷔 타이틀곡 ‘체이스 미’에서는 일곱 악몽의 소개와 함께 이들을 추적하는 ‘악몽 헌터’의 등장을 그려내 앞으로 이어질 스토리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했다. 이어 ‘굿나잇’에서는 일곱 악몽과 악몽 헌터의 추격전을 그렸다. 헌터에게 그 정체가 탄로나 붙잡힌 멤버들, 쫓기는 불안감, 일곱 악몽이 힘을 합쳐 이를 벗어나는 긴장감 넘치는 서사를 선사했다.

걸그룹 드림캐쳐 멤버들의 ‘악몽’ 시리즈 첫 캐릭터. 다미(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유현 지유 한동 시연 가현 수아(사진=드림캐쳐컴퍼니)
‘날아올라’ 뮤직비디오는 ‘소녀는 어떻게 악몽이 되었나’라는 그간의 의문을 푸는 해설서 역할을 했다. 거미를 구해준 소년이 그 보답으로 드림캐쳐를 받게 된다는 이야기를 새롭게 해석해 거미를 죽임으로써 거미여인의 저주를 받게 된다는 스토리를 소개했다.

이 때까지의 배경은 앤티크 시대다. 이후 ‘YOU AND I’는 앤티크 시대와 현대의 징검다리, ‘왓’(What)과 시리즈 마지막 앨범 타이틀곡 ‘피리’(PIRI)는 현대가 배경이다. 앤티크 시대 일곱 악몽들은 현대에서는 악몽에 괴롭힘을 당하는 존재들로 입장이 바뀌었다.

‘왓’에서 드림캐쳐는 현대 악몽의 이유를 스트레스로 규정했다. 가정, 입시, 취업, 직장생활 등 스트레스가 점차 커지면서 자신을 괴롭히는 모든 것들이 악몽 속에서 재창조되는 불안한 현실 세계 청춘들을 그렸다. ‘유 앤 아이’에서 앤티크 시대에서 유일하게 탈출하지 못한 멤버 유현이 다시 등장시키며 ‘일곱 악몽’ 사이의 갈등도 표현했다. 마지막 ‘피리’에서는 그동안의 저주를 끊고 악몽을 벗어나고자 발버둥 치는 멤버들의 모습을 담았다. 이들이 노력을 계속할수록 악몽의 그림자는 더욱 짙어졌고 끝내 악몽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드림캐쳐는 이번 ‘악몽’ 시리즈를 통해 ‘나의 곁에 누군가가 있다면 그 악몽은 더 이상 두려운 존재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소속사 드림캐쳐컴퍼니 측은 “드림캐쳐의 악몽 시리즈는 마무리됐지만 이들이 그려낼 독특한 서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악몽 시리즈에서 풀리지 않았던 미스터리와 수많은 오브제들이 과연 어떻게 유기적인 연계성을 갖고 새로운 이야기의 기둥 역할을 해낼지. 이를 지켜보는 일도 드림캐쳐를 제대로 즐기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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