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은 최혜진(19)에게 잊을 수 없는 한해다. 지난해까지 아마추어로 활약하던 최혜진이 이름 뒤에 붙어 있던 ‘a’라는 꼬리표를 떼고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회원번호 ‘1214’를 받고 정식으로 프로 활동을 시작했다.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는 돈에서 시작한다. 아마추어는 규정상 상금을 받지 못하지만, 프로는 성적에 따라 억대의 상금은 물론이고 별도의 후원계약을 통해 거액을 만질 수도 있다. 종종 프로라는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지는 신인들도 있었지만, 최혜진은 달랐다. 그는 ’괴물 루키’ ‘슈퍼 루키’라는 평가에 걸맞은 존재감을 보여주며 한국 여자골프를 이끌 차세대 주자로 눈도장을 받았다. 올해만 2승을 거뒀고, 톱10에도 15번 들었다. 연말 시상식을 앞둔 최혜진은 2013년 김효주(23) 이후 5년 만에 KLPGA 투어 대상과 신인상을 동시에 거머쥐며 바쁜 일정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시즌을 하나씩 돌아보면 아쉬움이 없었던 건 아니다. 최혜진은 컷 탈락했던 순간과 상금왕을 놓친 것에 대해서는 아쉬워했다. 그는 “올 시즌 점수를 주자면 90점 정도 줄 수 있을 것 같다”며 “10점을 뺀 이유는 상금왕을 놓치고 컷 탈락한 대회가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최혜진은 5월 E1채리티오픈에서 올해 유일한 컷 탈락을 경험했다. 이어 “한 시즌을 돌아봤을 때 어이없는 실수도 하고 부끄러운 장면들이 몇 개 있지만, 올해 경기력을 비롯해 정신적으로도 많이 성장한 것 같다”며 “내년 시즌을 마치고는 100점 만점에 100점을 줄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최혜진에게 올해는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점을 확실하게 느낀 한 해이기도 했다. 그는 “아마추어와 프로 무대를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있다”며 “가장 부담됐던 건 내가 친 모든 샷이 기록으로 남는다는 것이다”고 기록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았음을 토로했다. 이어 “매주 대회가 열리고 기록이나 상금 순위 등을 신경 써야 하는 스트레스와 압박감이 상당히 컸다”면서 “‘아마추어 때가 좋았지’라고 말하던 선배들의 말이 공감됐다”고 털어놨다.
2018시즌 모든 일정을 마친 최혜진은 이제 다음 시즌을 위한 준비에 들어간다. 그는 벌써 내년 다관왕이라는 확실한 목표까지 정했다. 그러기 위해선 마음 놓고 휴식을 즐길 여유가 없다. 최혜진은 프로 첫 시즌을 보내며 느낀 문제를 이번 겨울 동안 확실하게 보완해 내년에는 더 강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최혜진은 올해 그린적중률 1위(81%), 드라이브샷 평균거리 4위(253야드), 평균타수 2위(70.1897타) 등 고른 기량을 유지했지만, 페어웨이 적중률(76.2246%)과 평균 퍼트 부문(30.5068타)에선 각각 36위와 44위로 만족스럽지 못했다. 최혜진은 “퍼트를 포함해 그린 주변에서의 쇼트게임 실력을 쌓아야 한다”며 “시즌 막판 퍼트가 흔들리면서 성적을 내는데 어려움이 겪었던 만큼 퍼트에 대한 약점만 보완한다면 내년에는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