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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버그 구단은 9일(한국시간) “강정호와 1년 계약을 했다”고 발표했다.
계약조건도 나쁘지 않다. 구단은 계약 조건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AP통신은 “보장 금액 300만 달러(33억5000만원), 보너스 250만 달러(약 27억9000만원)에 계약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강정호가 200타석에 들어서면 62만5000달러를 보너스로 받는다. 300, 400, 500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62만5000달러를 추가로 지급한다”고 세부 계약 내용도 공개했다.
따라서 강정호는 보너스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면 최대 550만 달러(약 61억4000만원)을 벌 수 있다. 최악의 경우 1경기도 뛰지 못하더라도 300만 달러는 보장받는다.
강정호가 음주운전 파문과 부상으로 2년간 제대로 뛰지 못했음을 감안할때 피츠버그가 큰 배려를 했음을 알 수 있다.
강정호는 2015년 메이저리그로 진출하면서 피츠버그와 4+1년 계약을 맺었고 지난 시즌을 끝으로 보장 계약기간 4년이 끝났다.
피츠버그와 강정호의 재계약은 어느 정도 예상된 부분이었다. 피츠버그가 강정호에 대한 구단 옵션을 포기했을때도 현지 언론에선 “협상을 이어갈 가능성이 가장 크다”며 “보장 금액을 낮추고, 성적에 따른 보너스를 지급하는 방식을 택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심지어 “강정호와의 계약은 위험 부담이 있지만 반대로 보상을 안겨줄 엄청난 잠재력도 있다”며 “무조건 강정호와 재계약해야 한다”는 지역언론의 주장도 나왔다.
강정호는 이번 시즌 주전 3루수를 맡은 신인 콜린 모란과 함께 다음 시즌 3루를 책임질 전망이다.
좌타자인 모란은 올해 144경기에 나와 타율 2할7푼7리 11홈런 58타점의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좌투수를 상대로는 타율이 1할7푼7리에 그칠 정도로 약점을 드러냈다.
그런만큼 강정호는 주로 좌완 선발을 상대로 선발로 나서면서 모란이 성장할 시간을 벌어주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강정호는 2015년 126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8푼7리 15홈런 58타점을 기록했다. 이어 2016년에는 부상 여파로 103경기 출전에 그쳤음에도 타율 2할5푼5리 21홈런 62타점으로 더욱 발전한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강정호는 2016년 말 한국에서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저질러 집행유예 실형을 선고받았다. 과거 음주 운전 경력까지 드러나면서 미국 취업비자를 받지 못했고 2017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2018년 피츠버그 구단의 도움으로 힘겹게 취업비자를 받은 강정호는 마이너리그에서 빅리그 복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8월 4일 왼쪽 손목의 괴사한 연골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그렇게 시즌을 접는 듯 했지만 피츠버그는 강정호에 대한 기대를 포기하지 않았다. 시즌 막판 강정호를 빅리그로 불러올려 가능성을 시험했다.
강정호는 빅리그 복귀 후 3경기에서 6타수 2안타를 치며 여전히 기량이 녹슬지 않았음을 증명했고 결국 재계약까지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