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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양국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신성'으로 나란히 주목받은 구자철과 카가와 신지의 명암이 한일전을 통해 극명하게 엇갈렸다.
한국축구대표팀(감독 조광래)은 25일 밤 10시25분 카타르 도하 소재 알 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감독 알베르토 자케로니)과의 아시안컵 4강전에서 정규시간과 연장전을 2-2로 마쳤으나 승부차기서 0-3으로 완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51년만의 아시안컵 우승 꿈을 접은 채 3-4위전으로 밀려났다. 한일 양국의 역대전적은 40승21무13패로 우세를 유지했지만 2000년대 이후 치른 12차례의 맞대결에서는 4승5무3패로 격차가 좁혀졌다.
이날 경기는 '숙명의 라이벌'로 불리는 한일 양국의 맞대결이라는 점, 아시안컵 결승행 티켓이 걸려 있다는 점 이외에 나란히 세대교체를 실시한 두 나라의 '차세대 에이스'간 격돌로도 관심을 끌었다.
관심을 모은 두 선수간 대결은 카가와의 완승으로 막을 내렸다. 구자철은 조직적인 플레이로 맞선 일본 수비진에 가로막혀 120분의 출장시간 내내 이렇다 할 활약을 선보이지 못했다. 후반12분과 후반16분에 결정적인 슈팅 찬스를 잡았지만, 골 결정력 부족으로 땅을 쳤다.
승부차기에서도 구자철의 부진은 이어졌다. 한국의 첫번째 키커로 나섰으나 슈팅이 일본 수문장 가와시마 에이지 골키퍼의 방어에 가로막혀 득점에 실패했다. 이후 조광래호의 키커로 나선 이용래(수원삼성)와 홍정호(제주유나이티드) 또한 부담감을 이기지 못한 채 연속으로 실축해 아쉬움을 남겼다.
후반43분께 동료 미드필더 호소가이 하지메와 교체돼 일찌감치 벤치로 물러났지만, 공격 중심축으로서의 여운은 오래도록 남았다.
두 선수는 나란히 1989년생 동갑내기로, 전도유망한 젊은피들이다. 비록 이번엔 인상적인 모습을 선보이지 못했다지만, 구자철이 만회할 기회는 얼마든지 남아 있다. 카가와와의 라이벌 구도를 기량 향상의 자극제로 삼는다면 설욕의 시기는 더욱 앞당겨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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