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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 미카엘 하네케 감독이 ‘거장들의 전쟁’으로 불렸던 제 6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하얀 리본’으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올해 칸영화제 본선 경쟁부문에는 제인 캠피온, 쿠엔틴 타란티노, 라스 폰 트리에, 켄 로치 등 이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던 감독을 포함해 박찬욱, 페드로 알모도바르, 리안, 로우예, 두기봉 등 세계 영화계의 내로라하는 감독들의 신작이 대거 포진되며 화제를 모았다.
결국 본선에 진출한 감독 중에 칸 영화제 본선에 처음 초청 받은 감독이 단 한명에 불과할 정도로 치열했던 올해 영화제에서 심사위원들의 최고 평가를 받은 감독은 다섯 번째 본선 진출작을 내놓았던 미카엘 하네케 감독이었다.
미카엘 하네케 감독은 1942년 독일에서 태어나 오스트리아에서 성장했다. 빈대학교에서 철학과 심리학을 전공한 미카엘 하네케는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프리랜서 연출가로 일하다 1989년 '일곱 번째 대륙'을 통해 영화감독으로 데뷔한다.
이후 '베니의 비디오','우연의 연대기에 관한 71개의 단편'및 '퍼니 게임' 등의 작품으로 폭력과 미디어에 천착하면서 국제적인 명성을 쌓기 시작한다.
당시 '퍼니 게임'이 상영되던 뤼미에르 극장에서는 영화의 낯선 폭력과 불편한 전개로 야유와 박수가 오간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베를린 천사의 시'로 유명한 빔 벤더스 감독이 '퍼니 게임' 시사회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간 일화는 유명하다.
이후 미카엘 하네케 감독은 2001년, 올해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은 프랑스의 여배우 이자벨 위페르가 여자주인공으로 출연한 '피아니스트'로 칸의 주목을 받았다.
'피아니스트'는 음대의 피아노 교수인 독신녀 에리카(이자벨 위페르 분)가 연하의 공대생 클레메(브루아 마지멜 분)를 만나 극단적인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 특히 평소에는 고상하고 도도한 에리카가 클레메와의 사랑에 집착하며 클레메에게 강간을 강요하는 등 파격적인 모습으로 화제가 됐다. 2001년 칸국제영화제에서 논쟁작으로 부상했던 '피아니스트'는 심사위원대상과 남녀주연상을 수상했다.
올해 황금종려상을 받은 '하얀 리본'은 '히든' 이후 지난해 '퍼니 게임'의 리메이크를 제욓고 4년 만에 선보인 신작으로 1913년 독일의 한 프로테스탄트 마을을 무대로 20년 뒤에 나치가 되는 이들의 어린시절을 담았다. 칸 현지에서는 '하얀 리본'이 2차 세계대전을 가능하게 했던 독일 파시즘의 발현과 본질을 진지하게 그린 작품이란 평가를 받았다.
미카엘 하네케 감독은 24일 오후 7시(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린 칸영화제 폐막식 겸 시상식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뒤 “가끔 아내가 ‘행복하냐?’고 여성스러운 질문을 던진다”며 “답변하기 어려운 질문이지만 오늘은 매우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날”이라며 수상의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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