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벽을 넘어서 대륙으로 권역을 넓혀가고 있는 아시아리그는 올 시즌이 공식적인 다섯 번째 시즌. 2002년 말 경제 불황이 한국과 일본을 강타하면서 실업팀이 크게 줄어 자국 리그가 존폐의 기로에 놓였던 게 탄생 배경이 됐다. 당시 유일한 실업 팀이었던 한라의 구단주인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의 강력한 의지와 생존에 고심하던 일본 연맹 관계자들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돼 한국 1개 팀과 일본 4개 팀으로 2003~ 2004시즌을 시범리그로 운영했다. 이어 2004~2005시즌에는 중국 두 팀, 극동 러시아 한 팀이 합류하면서 명실상부한 아시아리그가 시작됐다.
3개국 리그이다 보니 심판 배정, 기록 관리 등 기본적인 운영은 도쿄 내 리그본부에서 맡지만, 홈 경기 운영, 원정 경기 숙식과 교통 문제는 각 팀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참가 팀의 사무국장급 임원과 각국 협회 관계자가 시즌이 없는 기간에 매월 서울과 도쿄, 베이징에서 돌아가면서 실행위원회를 개최한다. 각국의 수준 차이는 외국인 선수의 숫자로 문제를 해결한다. 일본은 외국인 선수를 2명, 한국과 중국은 4~5명을 보유할 수 있다. 한·중·일 선수는 외국인 범주에서 제외돼 한국 선수가 일본이나 중국 팀 소속으로 뛸 수 있다.
리그 관계자들은 아시아리그가 안정기에 이르렀다고 자평하지만, 한 단계 올라서기 위해서는 아직도 걸림돌이 많다고 보고 있다. 아직 국가별로 마케팅기능이 미약한 데다 타이틀 스폰서 유치, 방송 중계권 확보 등에 어려움이 많다. 최근 다시 경제 위기가 닥친 것도 악재. 일본 명문팀 세이부 프린스 래비츠가 올 시즌을 끝으로 팀 해체를 선언한 상태다.
고지마 준야 아시아리그 실행위원장은 "아시아리그의 목표는 세계 정상급 선수를 배출하고, 아시아 국가가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내는 것"이라며 "수준을 높이다 보면 리그 자체에서 수익을 창출해 낼 수 있는 구조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