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장 떼고 붙은 형과 아우...윤경신·경민 형제

형의 두산이 동생의 하나은행 1점차로 이겨
  • 등록 2008-09-06 오전 7:18:52

    수정 2008-09-06 오전 7:18:52

[조선일보 제공] 형제대결은 한 치의 양보 없이 치열했다. 형제끼리는 아니었지만 마지막엔 볼썽사나운 주먹다짐도 있었다. 그래도 형은 월드스타답게 차분히 싸움을 말렸다.

5일 전남 무안의 목포대 체육관에서 벌어진 다이소배 실업핸드볼대회 이틀째 남자부 풀리그에서 윤경신(35)이 속한 두산이 동생 윤경민(29)이 뛴 하나은행을 19대18, 1점차로 물리치고 2연승을 달렸다. 하나은행은 1무1패.

전날 13년 만에 국내 복귀전을 치른 2m3의 장신 윤경신은 이날도 강력한 왼손 중거리포를 쏘아대며 혼자 8골을 넣어 팀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종료 2분48초 전엔 수비가 좋은 동생 윤경민(1m93)의 방어를 뚫고 19―17로 도망가는 득점을 터뜨렸다.

베이징올림픽에서 무릎을 다쳤던 윤경민은 전반엔 주로 벤치를 지켰다. 대표팀에서도 주로 수비를 담당했던 그는 후반 10분 형의 수비벽 사이로 슈팅을 터뜨려 첫 골을 만들어 냈고, 후반 15분엔 15―15를 만드는 동점골까지 넣었다. 그러나 세계 최고의 핸드볼 리그인 독일 분데스리가를 주름잡았던 형 윤경신의 저력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경기 종료 직전 윤경민은 마지막 파울을 얻어 강슛을 날렸지만 두산 박중규(25)의 몸에 막혀 무산됐다. 이 순간 공을 맞은 박중규가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고, 언쟁 끝에 서로 주먹을 날리는 장면이 연출됐다. 그러자 형 윤경신이 직접 나서 동생과 소속팀 후배를 뜯어말렸다. 대회 주최측인 실업핸드볼연맹은 두 선수에게 1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다.

윤경신은 경기 후 "동생이 올림픽에 다녀온 뒤 체력도 떨어지고 무릎도 안 좋은데, 우승욕심에 강한 승부욕을 보였던 것 같다"며 동생을 변호(?)했다.

여자부 B조에선 삼척시청이 용인시청을 28대24로 눌러 첫 승을 신고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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