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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노 구단은 22일 “김승기 감독이 최근 일어난 논란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했다”고 발표했다. 최근 일어난 논란이 바로 선수 폭행이다. 김 감독은 지난 10일 서울 SK와의 원정 경기에서 전반전을 마친 뒤 라커룸에서 A선수를 질책하는 과정에 젖은 수건을 던지는 등의 유형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관계의 다툼이 있긴 하지만 A선수는 얼굴에 젖은 수건을 맞은 뒤 선수단을 이탈했다. 이 사건은 KBL 클린바스켓볼센터에 신고가 접수되면서 널리 알려졌다. 소노 구단은 자체 조사 후 KBL에 재정위원회 개최를 요청했다. 김 감독은 고의로 한 행동이 아니라고 항변했지만 결국 자리는 지키지 못했다. KBL을 대표하는 명장의 명예롭지 못한 퇴진이다.
스포츠에서는 지도자가 선수를 크게 나무라거나 폭언, 폭력을 행사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농구는 중계화면에 드러나는 전타임 때 흥분한 감독이 선수에게 욕설을 내뱉는다거나 비속어를 사용하는 경우를 흔히 관찰할 수 있다.
꽤 지난 일이긴 하지만 프로야구에서는 2002년 당시 김성한 KIA타이거즈 감독이 2군 포수를 배트로 구타해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다. 성인 프로팀은 아니지만 축구에서는 김포FC 유소년팀 소속 선수가 코치의 반복적인 언어폭력에 극단적 선택을 한 일이 있었다. 손흥민(토트넘)의 아버지 손웅정씨가 운영하는 SON축구아카데미에서는 아동학대 논란이 발생했다.
프로 스포츠건, 학생 스포츠 건 지도자가 선수를 대상으로 폭언이나 학대, 폭력 행위는 정당하지 못하다. 특히 선수를 직업으로 삼고 있는 성인 스포츠에서까지 지도자의 폭언, 폭력 행위가 발생한다는 것은 구조적인 측면에서 문제를 찾아야 한다. 구체적으로 권위주의적 문화, 승리 지상주의, 관행의 정당화, 책임 회피 구조, 선수 인권 의식 부족을 들 수 있겠다.
권위주의적 문화는 선수들의 출전 기회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감독의 절대적 권력과 군대식 문화가 감독의 권위적 행동을 정당화하는 것이다. 승리 지상주의는 ‘승리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이라는 사고방식이 만연한 것이다. 승리 지상주의가 팽배한 상황에서 감독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과를 내기 위해 선수들을 채찍질한다. 그 과정에서 선수들을 폭압적으로 대하는 것이다.
폭압적인 행위를 엄격한 훈련이나, 옛날 방식으로 포장하거나 폭력과 폭언을 통해 선수들의 정신 상태를 강하게 한다는 정당한 관행으로 치부하는 경향도 강하다. 책임회피 구조는 문제를 일으킨 지도자 개인의 성격이나 일탈 행위로 치부하며 사건을 축소하려는 경향이다.
가장 중요한 건 지도자와 선수 간 수평적 관계를 장려하는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 이는 개방적이고 투명한 의사소통이 전제되어야 한다. 지도자와 선수를 대상으로 한 인권, 소통, 스트레스 관리 및 감정 조절 방법에 대한 정기 교육 프로그램도 방법이 될 수 있다.
폭언, 폭력, 모욕적 언사 등 금지 행위를 명시하고, 이를 위반 시 명확한 징계 절차 및 처벌 기준을 제시하는 것도 체계적으로 문제를 관리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한국외대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전 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