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개봉 이후 이틀째 박스오피스 정상을 선점 중인 영화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감독 김성식, 이하 ‘천박사’)은 98분간 강동원의 빛나는 미모를 마음껏 감상할 수 있는 유쾌한 모험 활극이란 콘셉트로 관객들을 공략했다. 영화를 보고 난 후에는 실관람객들 사이에서 ‘카메오 맛집’이란 입소문까지 타며 예비 관객들의 관심을 한층 더 끌어올리고 있다.
영화 ‘천박사’는 귀신을 믿지 않지만 귀신 같은 통찰력을 지닌 가짜 퇴마사 ‘천박사’(강동원 분)가 지금껏 경험해본 적 없는 강력한 사건을 의뢰받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코미디 요소가 많은 ‘천박사’의 초반부에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의 지하실 부부 박명훈과 이정은이 출연해 특별한 웃음을 선사한다. 앞서 ‘기생충’에서 지하실에 숨어 살다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두 사람이 ‘천박사’에선 ‘기생충’ 집을 연상케 할 으리으리한 마당 이층집에 사는 부자로 등장해 폭소를 유발한다. 이들은 귀신을 믿지 않는 가짜 퇴마사 ‘천박사’의 가짜 퇴마극에 완전히 매료되는 평창동 박사장 부부로 환골탈태해 활약한다. 여기에 ‘기생충’의 명대사 ‘리스펙’까지 유쾌한 웃음을 안긴다. 이는 ‘기생충’의 조감독이었던 김성식 감독의 개인적 바람을 담은 장면이라고. 그는 “두 사람이 행복해졌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서 봉준호 감독님께 허락을 구했더니 굉장히 기뻐하시더라”고 비하인드를 들려줬다. 여기에 ‘천박사’를 의심하는 박사장 부부의 딸에 배우 조이현이 등장, 버르장머리없는 사춘기 소녀로 활약한다.
송강호 주연 ‘거미집’(감독 김지운)에서도 의외의 인물이 등장한다. 배우 정우성이 김지운 감독의 전작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의 인연으로 송강호의 스승 신상호 감독으로 깜짝 출연하는 것. 무엇보다 송강호와 정우성의 재회가 ‘놈놈놈’ 이후 약 15년 만이라는 점도 반가움을 자아낸다. 정우성은 당대 최고의 거장 신감독으로 제자 김열(송강호 분)에게 환영으로 등장해 영감과 용기를 일깨워준다. 특히 김열 감독 회상장면에서 정우성은 ‘신감독’으로서 영화에 대한 평생을 건 집념과 애정, 죽음까지 불사하는 예술적 광기를 발산해 놀라움을 자아낸다. 송강호는 정우성의 특별 출연에 대해 “먼 곳에서 다른 작품 촬영을 하면서 흔쾌히 스케줄을 내어줘서 너무 고맙고 뭉클했다”며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정우성의 새로운 연기를 봤다. 정말 최고의 연기를 보여줬다”는 감탄을 보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