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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가 지난 1일 막을 올린 가운데 전국 5개 구장에서 열린 개막 2연전 10경기에 무려 20만명 가까운 야구팬이 몰렸다.
공식 개막전이 열린 1일은 5개 구장이 모두 매진을 이뤘다. 인천 SSG랜더스필드(2만3000명), 고척스카이돔(1만6000명)과 잠실구장(2만3750명),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1만8700명),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2만4000명)명) 입장권이 모두 팔렸다.
KBO리그 역사상 정규시즌 개막전에 전 구장 매진을 달성한 것은 8개 구단 체제였던 2012년 이후 11년 만이었다. 또한 KBO리그가 10개 구단으로 확장된 2015년 이후에는 처음이다. 5개 구장을 찾은 총관중은 10만5450명으로 2019년 11만421명에 이어 역대 개막전 2위 기록이다.
다음 날인 2일에도 매진 행진이 이어졌다.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랜더스 대 KIA타이거즈,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두산베어스 대 롯데자이언츠 경기 입장권이 모두 팔렸다.
인천 연고 프로야구단 역사상 개막 2연전 매진은 올해가 처음이었다. SSG는 전신 SK와이번스를 포함해 총 8차례(2009~2013년, 2018년, 2023년) 개막전 매진을 달성했다. 하지만 개막 2연전에 모두 만원 관중이 찾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두산은 지난해 정규시즌 홈 최종전이었던 10월 8일 키움히어로즈전을 포함, 3경기 연속 홈경기 매진을 달성했다.
개막전부터 이처럼 열기가 뜨거운 것은 의외다. 최근 프로야구를 덮친 대형 악재들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프로야구는 개막을 코앞에 두고 쓰나미처럼 한꺼번에 몰려든 악재에 몸살을 앓았다. 선수들과 구단 관계자들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팬들의 실망감과 분노는 하늘을 찔렀다.
한국 야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호주와 일본에 패해 3회 연속 1회전 탈락이라는 쓴맛을 봤다. 세계 야구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우물 안 개구리’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거품을 걷어내고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설상가상으로 개막을 알리는 미디어데이 행사를 하루 앞둔 지난달 29일 장정석 KIA 단장이 소속선수였던 박동원(현 LG트윈스)과 지난해 FA 협상 과정에서 뒷돈을 요구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KIA 구단은 장정석 단장을 곧바로 해임했다. 팬들의 충격은 좀처럼 식지 않았다. 롯데와 KIA는 곧바로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고개를 숙였다.
지난달 31일에는 프로야구 모 구단 소속선수와 관련한 불법도박 신고가 KBO에 접수됐다. 같은 날 KBO는 자회사인 케비오피(KBOP) 간부가 배임수재 혐의를 받으면서 검찰 압수수색을 당했다. ‘나쁜 일은 항상 겹쳐 찾아온다’는 뜻의 ‘화불단행(禍不單行)’이라는 말이 딱 어울렸다.
그럼에도 팬들은 야구를 외면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뜨거운 응원을 보내고 있다. 개막전에 잠실구장을 찾은 40대 남성 야구팬 김우선 씨는 “일부 야구선수인들의 잘못된 행동은 밉지만 그렇다고 좋아하는 야구를 안 볼 수도 없다”며 “미운 아이 떡 하나 더 준다는 마음으로 좋아하는 팀과 선수를 계속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야구 관계자는 “이 정도로 안 좋은 상황에서도 벌어졌는데도 관심을 보내주는 팬들을 보니 눈물겨울 정도다”며 “구단과 선수들은 정말로 팬들을 위해 열심히 뛰고 팬서비스도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