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글로리’ 스틸컷(사진=넷플릭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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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더 글로리’가 학교 폭력의 잔혹한 현실을 담아낸 동시에, 가정 폭력·교사 폭력·아동 몰카범까지 다양한 문제들을 지적하며 사회적인 관심을 끌어내고 있다.
지난 10일 파트2를 공개한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사회적 약자인 학교 폭력 피해자가 스스로 가해자들에 맞서야 하는 이야기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학교 폭력을 담고 있는 사회의 부조리한 현실을 생생하게 전달했고 공개되자마자 대한민국 넷플릭스 TOP10 1위는 물론, 글로벌 순위(플릭스 패트롤 기준)에서도 1위를 기록하며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다.
학폭 안 다양한 문제 제기‘더 글로리’ 극의 굵직한 흐름은 학교 폭력의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결국엔 사회적 약자들이 보호받지 못하는 현실을 담고 있다. 주인공 문동은(송혜교 분)은 고등학교 재학 시절 박연진(임지연 분)과 그 무리에게 학교 폭력을 당했지만, 주변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도움을 주려고 한 보건 교사는 오히려 학교에서 해고됐고, 경찰에 신고를 해도 제대로된 보호를 받거나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오히려 더 큰 가해를 몰고 왔다. 학폭 주동자인 박연진의 엄마가 가진 돈으로 경찰과 학교 선생님을 매수했기 때문. 학교 선생님은 피해자인 문동은을 도와주기는 커녕, 오히려 문제를 만든다는 이유로 문동은을 폭행했고 이는 문동은에 더 큰 상처로 남았다. 이 설정은 경찰과 교사의 역할에 대한 고찰을 하게끔 했다. 특히 18년 후 박연진 사건이 다시 수사가 되자, 해당 사건을 조사한 형사가 “그동안 제 얘기 들어주셔서 감사했어요”라고 말하는 문동은에 “들어야죠. 18년이나 늦었지만”이라고 대답하는 것은 경찰의 역할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폐해의 고리를 끊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더 글로리’에는 가정 폭력 소재도 등장했다. 딸인 문동은을 철저하게 방치하고 가해자와 합의를 해 그를 벼랑 끝으로 내몬 친모(박지아 분), 남편에게 가정 폭력을 당하는 아내 강현남(염혜란 분)과 딸 이선아(최수인 분)의 사건을 통해 가정 폭력의 문제점을 짚어주기도 했다. 특히 문동은의 친모는 교사가 된 문동은의 학교까지 찾아와 그를 괴롭히며 “동사무소 가서 서류 한장 떼면 너 어디있는지 다 나와”라고 협박하기도 했다. 이 대사가 가정 폭력의 위험성을 보여주며 문제가 됐는데, 법무부에서는 “현행법상 가정폭력 피해자가 가해자의 개인정보관련 서류의 열람, 발급 등을 제한해달라고 신청하면 주민센터에서 딸의 정보를 받을 수 없다”고 해명했다. 극의 대사는 실제 현행법과는 달랐지만, 이런 내용을 화두에 올리고 다시 한번 인지시켰다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반응이다.
문동은의 학교 동료 교사인 추정호가 아동 몰카범이었고, 제자들을 상대로 몰래카메라를 촬영했다는 것도 충격을 안겼다. 추 선생의 피해자인 예솔의 친부 전재준(박성훈 분)이 폭행으로 그를 응징했고, 이로 인해 피해자와 가해자가 뒤바뀌는 상황도 발생했다. 폭행죄로 수사를 받는 전재준에 경찰은 “폭행 합의할지만 얘기해라. 몰카는 또 다른 문제”라고 짚었고 전재준은 “법 이상하다. 그게 왜 다른 문제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한 장면이었지만, 이 문제 또한 몰카범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어야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외에도 전재준이 추 선생을 응징하러 가는 길에 추월 차선에서 서행하는 차량이 앞을 막은 것, 목회자인 이사라(김히어라 분)의 아버지가 어마어마한 부와 권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 박연진의 엄마가 무당을 맹신하는 모습도 크고 작은 사회적인 문제를 다뤘다는 반응이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더 글로리’는 다양한 엄마들을 통해 우리 사회를 보여주고 있다”며 “우리 사회가 어른이 없는 사회, 반성이 없는 사회라고 하는데 그 엄마들을 통해 어른의 역할을 보여주기도 하고, 어떻게 반성을 하고 용서를 빌어야하는지를 생각하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더 글로리’는 선택과 집중을 잘 한 드라마”라며 “동은의 복수 스토리 안에서 교사의 폭력, 가정 폭력 등 다른 이야기가 잘 끼어들면서 다양한 소재를 다뤘기 때문에 완성도가 높은 드라마라 평가되는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