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기 화면을 활용해 신개념 스릴러의 기원을 열었던 영화 ‘서치’가 4년 만에 속편으로 돌아왔다. 전작의 편집을 담당했던 니콜라스 D.존슨과 윌 메릭이 연출을 맡았다. 전작을 연출한 아니쉬 차간티 감독이 각본을 맡아 기대가 크다.
‘서치2’는 대학생 딸이 최첨단 디지털 기기와 온라인 매체를 이용해 여행 중 실종된 엄마를 찾기 위한 고군분투를 그린 이야기다. 전작 ‘서치’는 아빠가 실종된 딸을 찾아 나서는 과정을 그린 바 있다.
‘서치2’는 아버지를 암으로 일찍 여의고 엄마 그레이스와 단둘이 LA에 사는 18세 준이 주인공이다. 준은 여느 또래들처럼 친구들과 페이스타임, 인스타그램 등 SNS 활동으로 시간을 보내는 평범한 고등학생이다. 엄마가 곧 여행을 떠나는 틈을 타 홈파티를 계획하며 일탈을 꿈꾸기도 한다. 엄마를 사랑하지만,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이 요즘은 더 중요한 사춘기다. 준은 아직 자신을 ‘준벅’(Juneug)이란 어린 시절 애칭으로 부르며 아기 취급하는 엄마 그레이스의 잔소리가 지겹다. 또 자신은 아직 아빠를 잊지 않았는데 ‘아버지의 날’이 포함된 기간에 남자친구 케빈과 콜롬비아 여행을 떠나기로 한 그레이스의 선택이 야속하다.
하지만 월요일 귀국 날짜에 맞춰 자신을 마중 나와 달란 엄마의 부탁만큼은 잊지 않는 착한 딸이다. 전날 광란의 홈파티로 몸은 숙취에 절고 집은 엉망이 됐지만, 재빨리 인터넷 심부름업체를 불러 청소를 해결하고 엄마와의 약속을 지키러 공항으로 나선다. 하지만 엄마는 공항에 나타나지 않았다. 엄마와 여행을 떠난 케빈 아저씨도 함께. 핸드폰 위치를 추적하지만, 콜롬비아의 어느 지역을 기점으로 두 사람은 GPS를 끊어버렸다.
준은 주저않고 직접 행동에 나선다. 숙소 CCTV 영상 확보를 위해 심부름업체 사이트에서 현지 심부름 대행인을 고용하는가 하면, 케빈의 포털 계정 비밀번호를 추리해 지인의 SNS와 엄마와 케빈이 처음 만난 소개팅 앱 대화 목록까지 찾아낸다. 인스타그램, 지도, 라이브캠 서비스 등 디지털 기기로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서비스를 동원해 엄마의 흔적을 추적한다.
추적 과정에서 드러난 케빈의 비밀, 엄마의 숨겨진 과거는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과 호기심, 미스터리한 매력을 선사한다. 초반부에서 중반부, 중반부에서 후반부를 잇는 반전 요소들도 숨어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전편의 흔적도 등장해 반가움을 자아낸다. 전작 ‘서치’의 실종 이야기가 ‘서치2’ 세계관에서 ‘언픽션’이란 제목의 OTT 드라마로 제작됐다는 재치있는 설정을 추가했다. 단짝 비나가 ‘언픽션’에서 본 내용을 떠올리며 준에게 추적 방식을 조언하는 장면은 소소한 웃음 포인트로 활약한다. 전편 레퍼런스가 있고, 주인공이 디지털 기기에 친숙한 10대여서일까. 전편의 주인공 아빠보다 검색 기술 및 추리력이 노련하다는 점도 관전포인트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반전 카드들로 러닝타임 내내 지루할 틈 없는 흥미를 준다. 각종 복선 등 떡밥도 빠짐없이 적절히 회수해 결말이 깔끔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추신 : 전작과 마찬가지로 영화를 다 보면 G사의 서비스와 A사의 제품을 사고 싶은 욕구가...
러닝타임 111분. 12세 관람가. 개봉 2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