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50회 디오픈(총상금 1400만달러) 우승을 간절히 원했으나 ‘클라레저그’(디오픈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역전의 아쉬움을 이렇게 표현했다.
18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파72)에서 열린 디오픈 마지막 날 4라운드. 공동 3위 그룹에 4타 앞선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 경기에 나선 매킬로이는 20014년 이후 두 번째 디오픈 우승을 기대했다.
3라운드까지 경기력은 압도적이었다. 이글 1개에 버디 18개를 잡아내고 보기는 단 4개만 기록하면서 16언더파까지 타수를 줄여 이변이 없는 한 우승 가능성이 커 보였다.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가 최종일 공동 선두로 출발했으나 디오픈 우승 경험이 있고, 링크스 코스에 익숙한 북아일랜드 출신이라는 점에서 매킬로이의 우승 기대감이 더 컸다.
최종일 경기 초반의 분위기도 매킬로이 쪽으로 흘렀다. 5번홀(파5)에서 첫 버디를 신고하며 단독 선두가 됐다. 4번홀(파4)에서 보기를 한 호블란은 2타 차 2위로 내려앉았다.
전반에만 버디 2개를 골라낸 스미스를 10번홀부터 14번홀까지 5개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매킬로이를 밀어내고 1타 차 단독 선두로 나섰다.
17번홀(파4)에선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하고 공이 벙커 뒤에 멈춰 위기가 있었으나 퍼터로 굴려서 공을 홀에 가까이 붙이는 영리한 경기가 돋보였다. 타수를 잃지 않고 선두를 지킨 스미스는 18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매킬로이에 2타 앞선 단독 선두로 먼저 경기를 끝냈다.
2타 차로 벌어져 마지막 18번홀에서 이글을 해야만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갈 수 있었던 매킬로이는 두 번째 샷이 홀을 벗어나면서 끝내 클라레저그의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 이 홀에서 버디를 해야 캐머런 영과 공동 2위를 기록할 수 있었으나 이마저도 들어가지 않아 3위로 대회를 마쳤다.
PGA 투어의 선수 대표로 활동 중인 매킬로이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원을 받아 탄생한 리브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를 비난하는 데 앞장서 왔다. 이번 대회 개막에 앞서선 “리브 골프 선수의 디오픈 우승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내가 우승의 주인공이 되기를 바란다”고 예민함을 엿보였다.
경기를 끝낸 매킬로이는 “9번과 12번 그리고 14번홀에서 버디를 만들었다면 다른 분위기였을 것”이라며 “더 좋은 선수에게 졌을 뿐이고 20언더파는 정말 인상적인 경기이다. 특히 마지막 날 64타를 친 건 더욱 대단한 일이다. 우승을 놓친 건 아쉽지만, 계속 두드리면 문은 열릴 것”이라고 아쉬움을 달랬다. 이어 “18번홀에서 두 번째 샷을 앞두고 공동 2위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공이 홀을 지나친 것은 좋은 샷이었고 그것은 의도된 샷이었다”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