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만장 시대' 코로나19 뚫고 더 커진 K팝 음반 시장

'톱400' 앨범 판매량 전년대비 31% 증가
방탄소년단 포함 12팀 100만장 이상 판매
대면 활동 제한 속 음반에 역량 집중
  • 등록 2021-12-29 오전 6:00:30

    수정 2021-12-29 오전 6:00:30

방탄소년단(사진=빅히트뮤직)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K팝 음반 시장의 몸집이 더 커졌다. 지난해 ‘톱400’ 총 판매량 4200만장을 훌쩍 뛰어 넘어 6000만장 시대를 눈앞에 뒀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코로나19가 오프라인 활동을 가로막아 팬들의 소비 활동이 음반 구매에 집중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이 가운데 각 기획사와 가수들 또한 음반 제작과 판매에 열을 올리면서 ‘역대급’ 판매량이 찍혔다.

한국음악콘텐츠협회가 운영하는 가온차트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의 ‘톱400’ 기준 누적 음반 판매량은 5500만장을 넘어섰다. 12월 집계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임에도 지난해 ‘톱400’ 연간 판매량 4200만장을 가뿐히 넘어섰다.

올해도 ‘글로벌 아이돌’ 방탄소년단(BTS)이 음반 시장을 주도했다. 이들은 음반은 720만장이 넘게 팔렸다.

타 그룹들의 활약도 눈부셨다. NCT127, NCT드림, 세븐틴, 스트레이키즈, 엔하이픈,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에이티즈, 트와이스, 엑소, 더보이즈, 백현 등 방탄소년단을 포함해 총 12팀이 판매량 100만장을 넘겼다. 지난해보다 4팀이 더 늘었다.

단일 앨범 기준으로 판매량 100만장을 돌파한 이른바 ‘밀리언셀러’ 앨범은 총 10장이다. 지난해보다 4장 증가했다.

코로나19 상황임에도 K팝 팬덤의 크기가 커진 게 음반 시장 성장에 영향을 미쳤다.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 연구위원은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뒤늦게 특정 가수의 팬이 된 이후 과거 음반까지 관심을 갖는 ‘백워드 스필오버’(backward spillover) 현상이 눈에 띄었다”며 “전 세계적으로 K팝 신규 팬덤이 증가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트와이스(사진=JYP엔터테인먼트)
최종적으로 ‘톱400’ 앨범 전체 판매량은 6000만장 안팎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가온차트가 집계를 시작한 이래 5000만장 돌파도 이번이 처음인데 6000만장 고지까지 넘어설 기세다.

지난해 코로나19 상황 속 팬들의 보복소비로 앨범 구매량이 대폭 증가하면서 ‘톱400’ 총 판매량은 2019년(약 2500만장)보다 64%나 상승했다. 올해는 성장세가 다소 주춤할 것이란 전망도 있었으나 오히려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더 늘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시대를 경험한 각 기획사와 가수들이 연초부터 음반 활동에 역량을 집중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한 기획사 고위 관계자는 “콘서트를 기획하기 어렵다 보니 자연스럽게 시간과 인력을 음반 제작에 집중했고, 결과적으로 예년보다 앨범을 한두장 정도 더 발매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앨범을 보다 다양한 버전으로 만들고 포토 카드를 세밀하게 제작해 구매 욕구를 높였고, 영상통화 팬사인회와 온라인 라이브 방송 등을 통해 글로벌 팬층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앨범 판매량을 높일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도래하면 음반 판매량 성장 추이가 다소 주춤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전체 판매량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다시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김진우 위원은 “중간 허리층에 해당하는 보이그룹들의 성장으로 신규 팬덤 유입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코로나19 이후에도 음반 판매량은 꾸준히 유지될 것”이라며 “각 기획사가 글로벌향 걸그룹 론칭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점도 전망을 밝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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