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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훈(30)의 미국 현지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멤버 박진(42)은 17번홀에서 나온 티샷을 보고 이같이 말했다. 이경훈은 17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매키니의 TPC 크레이그 랜치(파72)에서 열린 PGA 투어 AT&T 바이런 넬슨(총상금 810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합계 25언더파 263타를 기록한 이경훈은 단독 2위 샘 번스(미국)를 3타 차로 따돌리고 PGA 투어 첫 우승을 차지했다.
2001년부터 2019년까지 PGA 투어와 콘페리투어, 아시안투어 등에서 18년간 활약했던 박진은 이경훈의 투어 생활을 현지에서 돕고 있다. 박진은 이번 대회 기간에도 이경훈의 곁을 지키며 힘을 북돋아 줬고 PGA 투어 첫 우승의 감격을 함께 맛봤다.
박진은 이날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대회에서 이경훈이 보여준 경기력을 보면 얼마나 골프를 잘 치는지 확실히 알 수 있다”며 “놀라운 재능과 훌륭한 스윙을 갖고 있는 이경훈은 톱랭커가 될 수 있는 자질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박진이 이날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17번홀이다. 2타 차 선두를 달리던 이경훈은 130야드로 세팅된 파3 17번홀에서 핀을 직접 공략하는 과감한 티샷을 날렸다. 16번홀 보기로 공동 2위 그룹과의 격차가 2타가 된 이경훈이 우승을 확정짓기 위해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박진은 “1타에 우승자가 결정되는 긴박한 상황에서 이경훈의 17번홀 티샷은 엄청났다”며 “샷에 대한 자신감과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알 수 있는 샷이 17번홀 티샷이었다”고 설명했다.
이경훈 역시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진행된 우승 인터뷰에서 17번홀 버디를 우승 승부처로 꼽았다. 그는 “16번홀에서 보기를 범했기 때문에 17번홀에서는 핀을 직접 보고 공격적으로 플레이를 했다”며 “17번홀 버디가 이번 대회 정상에 오르는 데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박진은 “이경훈에게 부족한 건 자신감이었다. AT&T 바이런 넬슨 기간 내내 PGA 투어에서도 우승할 수 있다는 실력을 갖고 있다는 확신을 줬다”며 “이경훈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PGA 투어 톱랭커들과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는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걸 증명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최종 4라운드에서 보여준 이경훈의 경기력은 완벽에 가까웠다”고 강조했다.
박진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새롭게 호흡을 맞춘 퍼트 코치 팻 오브라이언도 우승을 차지하는 데 큰 힘을 보탰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퍼트 감이 좋지 않아 고민하던 이경훈이 이번 대회를 앞두고 만난 오브라이언에게 셋업 자세 지도를 받고 퍼트 성공률이 높아졌다”며 “새로 바꾼 블레이드 퍼터와 셋업 자세가 이경훈의 컴퓨터 퍼트 원동력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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