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도 10대 돌풍...'제2의 여오현' 꿈꾸는 '19살' 장지원

  • 등록 2020-12-10 오전 12:03:00

    수정 2020-12-10 오전 12:03:00

우리카드의 ‘19살 리베로’ 장지원. 사진=KOVO
우리카드 장지원. 사진=KOVO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프로배구에 10대 유망주가 등장했다. 주인공은 우리카드 리베로 장지원(19)이다. 장지원은 프로 두번째 시즌을 맞아 당당히 주전 리베로로 발돋움했다.

지난 7월 KPGA 코리안 투어 군산CC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코리안 투어 프로 최연소 우승기록(18년 21일)을 갈아치운 남자골프의 2002년생 김주형과 프로야구에서 신인상을 차지한 kt wiz 우완투수 소형준을 비롯해 LG트윈스 이민호, 삼성라이온즈 김지찬·허윤동 등 2001년생, 19살 선수들의 ‘10대 돌풍’을 프로배구에서 장지원이 이어받았다.

장지원의 뛰어난 활약은 기록에서 잘 나타난다. 올 시즌 출전한 11경기에서 리시브 효율이 55.79%나 된다. 전체 리시브 숫자가 적어 아직 정식 순위에는 오르지 못하지만 현재 리시브 효율 리그 1위인 여오현(현대캐피탈·51.74%)보다도 높은 수치다. 보통 리시브 효율이 40%를 넘기면 잘한다는 평가를 받는데 장지원은 50%를 넘어 60%까지 바라보고 있다.

특히 지난 8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선 리시브 효율이 무려 69.23%나 됐다. 디그(스파이크를 받아내는 것)도 13번 시도해 10번이나 성공시켰다. KB손해보험의 ‘괴물 공격수’ 노우모리 케이타의 강스파이크도 여러차례나 받아올렸다.

장지원은 전라북도 익산시에 위치한 배구명문 남성고를 졸업하고 2019~20 KOVO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5순위로 우리카드에 지명됐다. 한국 배구에서 고교 졸업 후 바로 프로에 진출하는 것이 여전히 흔치 않다. 장지원의 기량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덕분에 장지원은 1라운드 지명을 받은 최초의 고등학생 리베로가 됐다. 2001년 3월 17일 생인 장지원은 프로 2년차가 됐지만 여전히 만 19살이다.

프로 데뷔 첫 해는 주전 리베로 이상욱(25)의 백업 역할을 하면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리고 프로 두 번째 시즌은 올해는 당당히 주전 리베로로 발돋움했다. 국가대표로도 활약한 이상욱은 장지원에게 리베로 자리를 양보하고 수비 전문 레프트로 변신했다.

막내가 수비에서 안정적인 역할을 해주니 팀도 당연히 잘나가고 있다. 시즌 초반 부진을 면치 못했던 우리카드는 장지원의 활약에 힘입어 최근 3연승을 거두고 상위권 도약을 바라보고 있다.

적장도 장지원의 수비력에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이상열 KB손해보험 감독은 우리카드에 세트 스코어 0-3으로 패한 뒤 “저 정도 수비와 리시브면 국가대표 단일팀보다 나을 것 같다”며 “우리가 서브를 강하게 했을 때 우리카드가 무너졌어야 했는데 그걸 다 받아냈다”고 혀를 내둘렀다.

장지원은 원래 고교 졸업 후 한양대에 진학할 예정이었으나 계획을 바꿔 우리카드 유니폼을 입었다. 신영철 감독의 안목 때문이었다. 신영철 감독은 “장지원은 고등학교 때 대통령배 결승전을 두 번 찾아가서 직접 본 선수다”며 “2학년과 3학년 때 2년 연속 봤는데 조금만 다듬으면 괜찮겠다고 생각해 1라운드에 뽑겠다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장지원은 타고난 ‘감각’이 좋고 공을 찾아가는 길이 정확하다”며 “길을 잘 찾는 것으로 고수와 하수의 차이를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카드 팀내 최고참인 하현용(38)도 19살이나 어린 까마득한 후배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현용은 “내가 장지원이었어도 이렇게 어린 나이에 지금의 장지원처럼 대담하게는 못했을 것 같다”며 “경험을 쌓으면 여오현 플레잉코치처럼 대한민국 대표하는 리베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장지원의 목표도 여오현(42·현대캐피탈) 같은 세계적인 리베로가 되는 것이다. 장지원은 “여오현 코치님처럼 오래 하는 선수, 만능인 선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1978년생인 여오현은 40대를 훌쩍 넘긴 나이에도 여전히 플레잉코치로서 건재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대범한 성격도 장지원의 강점이다. 어린 나이에 주전으로 나서고 있음에도 주눅 들거나 위축되는 모습을 볼 수 없다.

장지원은 “‘잘하자’는 생각을 버리고 ‘밑져야 본전’이라는 느낌으로 하니까 몸이 잘 움직이고 다리가 더 빨리 움직이는 것 같다”며 “나이가 어리다고 딱히 부담을 느끼거나 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형들이 옆에서 잘 도와주시고, ‘실수해도 괜찮다. 잊고 잘하면 된다’고 해주신다”며 “제가 까부는 걸 좋아하는데 형들이 저보고 ‘말할 때 뒤를 안 보고 생각이 없다’고 한다”고 말한 뒤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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