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팅스타] 걸그룹에 노출 강요·성희롱 '중소 기획사 왜 이러나'

파나틱스, 노출 강요에 ‘폭행 피해 의혹까지..’
기획사 대표 “춤추는 모습, 성행위 하는 것 같다” 막말
옐로비 멤버 아리 “관계자, 멤버와 잠자리하려고 끌고 가”
  • 등록 2020-09-20 오전 12:44:57

    수정 2020-09-20 오전 12:44:57

걸그룹 파나틱스 노출 강요, 막말 논란 영상. 사진=네이버 브이라이브


[이데일리 정시내 기자] 슈팅스타는 한 주간 화제를 모은 인물, 스타를 재조명합니다.

걸그룹 파나틱스가 노출을 강요당해 논란이 일었다.

지난 16일 트위터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파나틱스 멤버들이 최근 진행한 생방송 영상이 주목받았다. 영상에는 파나틱스 멤버들이 짧은 치마, 바지를 입고 방송을 진행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때 멤버 시카가 소파에 앉은 멤버들에게 담요와 점퍼 등을 건넸고, 멤버들은 이를 이용해 다리를 가렸다.

그러자 남성 관계자가 시카에 “보여주려고 하는 건데 가리면 어떡하냐”며 “바보냐, 넌?”이라고 쏘아붙였다. 결국 멤버들은 눈치를 보다 점퍼를 치웠고 불편하게 앉은 채 방송을 진행했다. 이후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확산하며 성희롱 논란이 불거졌다.

걸그룹을 향한 막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미투 파문 후에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걸그룹이 당한 막말·성희롱 피해들을 살펴본다.

파나틱스, 노출 강요에 ‘폭행 피해 의혹까지..’

걸그룹 파나틱스 생방송 영상은 성희롱에서 폭행 의혹으로 번졌다.

남성 관계자가 멤버 시카에게 문제의 발언을 하는 동시에 ‘짝’하는 마찰음이 들렸기 때문이다. 이에 실제로 폭행이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네티즌들은 남성 관계자를 에프이엔티의 대표로 추측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생방송 중에도 멤버에게 저런 식으로 대하면 실제로는 더 하겠다”, “기획사 대표 수준 진짜 떨어진다”, “멤버들 중 미성년자도 있는데 너무하다”, “이 영상은 해외로도 이미 다 퍼져서 케이팝 여자 아이돌 전반으로 다 걱정하는 분위기다”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논란이 커지자 파나틱스 소속사 에프이엔티는 17일 “방송 중 현장 진행스태프의 잘못된 발언에 대해 당사는 심각성을 느낀다. 이로 인해 상처를 받았을 멤버들과 팬분들께 먼저 사과드린다”며 “스태프의 잘못된 발언이 어떠한 이유를 막론하고 잘못됐음을 인정하고 관련된 책임자는 그에 따른 조치를 취하겠다”고 사과했다.

걸그룹 멤버 성희롱 피해 폭로. (사진=YTN)


◇기획사 대표 “춤추는 모습, 성행위 하는 것 같다”


지난해에는 연예기획사 대표가 소속 걸그룹 멤버에게 성희롱 발언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줬다.

4인조 걸그룹 전 멤버였던 A씨(26)는 안무 연습을 하던 중에 소속사 공동대표 B씨로부터 “춤추는 모습이 성행위를 하는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 매체에 폭로했다. 당시 A씨는 “손발이 갑자기 떨렸다. 거기서 한 마디를 더했던 게 뭐냐면 저를 딱 쳐다보면서 ‘한 번 더 춰봐’ 웃으면서 하시더라”고 말했다.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B씨는 한밤중 A씨가 소속된 걸그룹 숙소를 찾아가 문을 열라고 소리치며 행패를 부렸다.

B씨는 “야, 이 XX야. 네 숙소가 아니라 회사 숙소야! 숙소 비밀번호 몇 번이냐고?”라고 소리쳤다. 이에 A씨는 “저한테 얘기하신 게 뭐였어요? X 치네 뭐하네, 그런 소리 하셨죠? 위에서 잘 XX 생겼네, 남자친구 만나지 마라, 이런 식으로 말씀하셨어요, 안 하셨어요? 딸뻘인 사람한테?”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B씨는 “했지! 그런데 그 말이 너희 안무하는데 지장 있어? 그 말이 내가 농담조로 한 말이 지장 있다고 그럼, 너 가수 하면 안 돼 사과 안 해 너한테는”이라고 했다.

A씨는 언어 성폭력으로 수치심을 느꼈다며 B씨에게 사과를 요구했지만, B씨는 A씨에게 오히려 그룹을 탈퇴하라는 협박을 했다고 전했다. 결국 A씨는 3년 동안 활동해 온 그룹을 탈퇴했고, 정신과 치료까지 받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B씨는 “농담조로 한 말이라며, 연락이 닿지 않아 사과하지 못했다며 모욕감을 줄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옐로비 멤버 아리 “관계자, 멤버와 잠자리하려고 끌고 가”

그룹 옐로비. (사진=에딕션엔터테인먼트)


최근 해체한 그룹 옐로비 멤버 아리는 팀 활동 당시 회사 관계자와 매니저가 성희롱, 성추행했다고 주장했다.

아리는 지난 7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멤버들 대표로 글을 적는다”며 “관계자였던 그분은 한 멤버를 끌고 연습실로 가서 잠자리를 하려고 했다. 그 상황에 모든 사람들이 있었다. 끌고 가는 걸 말리는 사람은 오직 멤버들뿐”이라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어 “오빠라고 부르라고 하거나 허벅지를 만지는 등 신체 접촉이 있었다. 전 매니저는 ‘아기를 낳게 해줄 테니 모텔 가자’, ‘아빠는 네가 알아서 찾아’ 라는 등 입에 담기 힘든 말들을 했다. 새벽에 불러서 술을 권한 적도 여러 차례 있었다”고 폭로했다.

아리는 또 “저희는 가수가 되고 싶다는 그 생각 하나에 다들 쉬쉬하고 지나갔다. 아직도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소속사인 에딕션엔터테인먼트는 “성추행의 주범으로 언급한 사람은 회사 관계자가 아닌 뮤직비디오 제작자 A씨”라며 “사건 당시 회사 사람들이 현장에 함께 있었지만 멤버들에 관심을 두지 않은 사이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났다”고 해명했다.

또한 “‘아기를 낳게 해줄 테니 모텔 가자’는 말은 한 매니저가 아기와 함께 온 관객을 향해 ‘나도 결혼하면 저렇게 예쁜 아기 낳아야지’라고 한 말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매니저는 장난으로 했다고 하지만 심각한 사항이기에 당시 회사에서도 그 사람을 심하게 문책했다. 그 매니저는 1년 전에 퇴사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중소 기획사의 추태는 전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는 K팝 부흥에 찬물을 끼얹는 행태다. 소속사는 아티스트들의 기본적인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함을 잊어서는 안된다. 누리꾼들은 기획사들의 성희롱·막말 논란에 “재능 많고 어린애들 제발 괴롭히지 마라”, “어린아이들 인생을 맡겨야 하는 곳인데, 엔터사 아무나 못 차리게 기준 좀 올렸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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