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등 K팝 아이돌…한일 갈등 해결사 역할 기대

  • 등록 2019-07-09 오전 6:00:00

    수정 2019-07-09 오전 6:00:00

방탄소년단과 아이즈원, 트와이스(위부터)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K팝을 비롯한 한류가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일고 있는 양국 간 갈등의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류를 기반으로 한 문화교류가 양국 국민들 간 정서적 공감대를 이끌어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 양국 긴장관계를 완화할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 가능하다는 것이다.

보이 그룹 방탄소년단이 스타디움 투어 ‘LOVE YOURSELF SPEAK YOURSELF’의 일환으로 지난 6일과 7일 일본 오사카 얀마 스타디움 나가이에서 개최한 공연이 그 단초다. 이번 공연은 2회에 걸쳐 관객 10만여 명이 객석을 가득 메워 성황을 이뤘다.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 중에는 “양국간 관계가 하루빨리 개선됐으면 좋겠다”는 바람까지 나왔다. 이번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를 계기로 한국에서 일본 제품 및 현지를 방문하는 관광 상품까지 불매운동이 일어난 상황에서 대중문화 콘텐츠의 역할에 대해 참고할 수 있게 하는 결과다. 강태규 대중문화 평론가는 8일 이데일리에 “K팝 아이돌 그룹은 민간 외교사절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며 “문화는 정치와는 다른 사회적인 영향력이 있는 만큼 분리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에 대한 감정이 악화되면서 K팝 아이돌 그룹의 일본인 멤버들을 퇴출해야 한다는 요구까지 나온 상황에서 나온 제언이다. 강태규 평론가는 “일본인이라는 이유로 아이돌 그룹의 멤버를 퇴출하라는 요구를 할 게 아니라 냉철한 판단과 이성적 대처가 필요하다”며 “양국 국민들 간 정서를 해치는 것으로 상처가 깊게 남고 그 만큼 손실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K팝 아이돌 그룹을 비롯한 한류 콘텐츠는 그 동안 양국간 간극을 좁히는 촉매제 역할을 해왔다. 같은 드라마, 같은 배우, 같은 가수를 좋아한다는 사실은 양국 국민들의 공감대를 높였다. 2000년대 초반 드라마 ‘겨울연가’로 불기 시작한 한류 열풍은 일본 국민들에게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심어줬다. 드라마 촬영장 투어, 한류스타들의 팬미팅, K팝 공연 관람 등과 관련해 일본에서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도 늘어났다.

현재도 마찬가지다. 방탄소년단뿐 아니라 많은 아이돌 그룹들에게 일본은 한국만큼 가까운 주요 활동 무대다. 일본인 멤버 퇴출 요구의 대상 중 하나였던 트와이스 역시 이번 달 일본에서 발매하는 싱글 4, 5집의 음원을 지난달 선공개해 현지 라인뮤직 차트 1, 2위를 석권했다. 트와이스는 지난 5일 방송한 일본 TV아사히 ‘뮤직 스테이션’(이하 ‘엠스테’) 방송에 출연해 호응을 얻기도 했다. 스타를 향한 팬심의 굳건함을 대변하는 성적표다.

일본 걸그룹 멤버들과 한국 연습생들이 아이즈원 멤버가 되기 위해 오디션을 거쳤다는 것은 K팝, 한류가 양국 청소년, 젊은이들에게 꿈과 이상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강혜원 성균관대 겸임교수는 “아이돌 그룹 멤버들은 각각 개인의 자격으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고 한국 문화산업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며 “대중문화가 양국 국민들간 소통의 창구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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