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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의 2016시즌은 지난해에 이어 굴욕의 한 해였다. 남자프로협회 산하에 있다가 독립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가 32개의 대회를 여는 동안, 13개 대회를 간신히 치러내는 현실을 마주해야 했다.
총상금은 약 95억원으로 100억원을 넘지 못했다. 사상 첫 총상금 200억원을 돌파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자주 비교되며 자존심을 구겼다. 올해도 남자와 여자 프로골프의 흥행 순서가 뒤바뀐 ‘기이한 프로스포츠 종목’의 예로 자주 언급됐다. 몇몇 대회는 후원사가 없어 협회 자비를 들여야 했다는 소리도 들렸다. 또 어떤 대회는 메인 스폰서가 재미를 보지 못해 다음 시즌 후원을 중단한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그럼에도 희망을 봤다. 올해 대회 수는 지난해보다 1개 늘어났다. 물론 양휘부 KPGA 회장이 올해 초 제17대 KPGA 회장으로 부임하며 내놓은 ‘15개 대회 이상’에는 2개가 부족했다. 다만 올 시즌을 앞두고 이탈한 바이네르 오픈의 빈자리를 2년 만에 다시 열린 최경주 인비테이셔널과 DGB금융그룹 대구오픈으로 메우며 대회 수를 늘리는 데 성공했다. 또한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은 현대해상의 후원으로 향후 4년간 일정이 확정된 상태다.
KPGA 선수권 대회에선 김준성(25)이 깜짝 우승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우승 전까지 캐디비를 걱정하는 처지였다. 그런 그가 메이저대회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신데렐라’ 스토리에 팬들의 아낌없는 박수가 쏟아졌다.
이창우(23)는 비록 우승을 기록하진 못했지만 상금 2억원을 돌파하며 동기 이수민(23·이상 CJ오쇼핑)의 그림자에서 벗어났다. 제네시스 대상에선 형 최진호를 마지막 대회까지 위협하기도 했다. 수려한 외모의 소유자인 그가 내년 우승으로 마침표를 찍는다면 다음 시즌 투어를 대표할 스타로 손색이 없다.
이밖에도 허인회(29)가 상무에서 돌아와 ‘깜짝 결혼’과 ‘캐디 없이 치르는 경기’ 등으로 하며 숱한 화제를 남기며 다음 시즌을 기대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