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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평화의 광장에서 진행된 이승철의 콘서트 ‘비치 보이스(Beach Voice)가 그랬다.
좀처럼 그칠 것 같지 않던 빗줄기는 오후 8시 공연 시작시간에 맞춰 폭우처럼 굵어졌다. 무대와 객석 모두 야외에 설치된 만큼 공연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우려가 될 정도였다. 이승철과 5000명의 관객들은 아랑곳없었다. 이승철과 세션들, 댄서들은 빗줄기에 맞서기라도 하듯 질주를 멈추지 않았고 관객들은 우비를 입은 채 자리를 지키며 쉴 새 없이 환호를 질러 성공적인 ‘빗속 공연’을 완성했다.
이승철은 자신의 히트곡 중 하나인 ‘안녕이라고 말하지 마’로 공연을 시작했다. 그 동안 많은 히트곡을 냈던 이승철인 만큼 관객들은 쉬지 않고 노래를 따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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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 11집 타이틀곡 ‘마이 러브’, 선 공개곡 ‘사랑하고 싶은 날’ 등 신곡들을 부를 때도 관객들은 막힘이 없었다. 이승철 노래의 힘을 대변했다.
이승철은 이번 공연을 앞둔 11일 자신의 트위터에 “서울공연 저녁 공연시간엔 비가 안온다지만 반드시 나눠드린 우비는 꼭 입고 계시길. 왜냐. 물대포 맞으실 거니까요. 미친 듯 망가지고 즐기세요”라고 올렸다. 일기예보와 다르게 폭우가 쏟아졌지만 그 상황에서 뿌려진 물대포는 또 하나의 장관이었다.
이승철은 13일 오전 트위터에 “어제(12일)는 참 대박이었습니다. 고생보단 추억이라 생각하고 짜증보단 웃음으로 노래하고 투정보단 박수로 응원해주신 여러분의 마음, 긍정의 힘을 보여주신 팬 여러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라고 글을 올렸다.
12일 공연은 앙코르곡 ‘인연’, ‘샴푸의 요정’ 등으로 마무리됐다. 그 후에도 관객들은 더욱 굵어지는 빗줄기 속에서도 무대 앞으로 나와 인사를 하는 이승철을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서 보기 위해 모여들었다. 그러고 나서야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공연장을 빠져나가던 관객들의 마음도 이승철과 같은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