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철, 폭우 속 5천 관객 음악과 흥겨움에 적신 서울공연

  • 등록 2013-07-14 오전 10:01:53

    수정 2013-07-14 오전 10:01:53

12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평화의광장에서 진행된 이승철 콘서트.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비에 젖어, 음악에 젖어, 흥겨움에 젖어….’

지난 12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평화의 광장에서 진행된 이승철의 콘서트 ‘비치 보이스(Beach Voice)가 그랬다.

좀처럼 그칠 것 같지 않던 빗줄기는 오후 8시 공연 시작시간에 맞춰 폭우처럼 굵어졌다. 무대와 객석 모두 야외에 설치된 만큼 공연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우려가 될 정도였다. 이승철과 5000명의 관객들은 아랑곳없었다. 이승철과 세션들, 댄서들은 빗줄기에 맞서기라도 하듯 질주를 멈추지 않았고 관객들은 우비를 입은 채 자리를 지키며 쉴 새 없이 환호를 질러 성공적인 ‘빗속 공연’을 완성했다.

이승철은 자신의 히트곡 중 하나인 ‘안녕이라고 말하지 마’로 공연을 시작했다. 그 동안 많은 히트곡을 냈던 이승철인 만큼 관객들은 쉬지 않고 노래를 따라 불렀다.

지난달 발매한 정규 11집 수록곡이자 이번 콘서트의 타이틀인 ‘비치 보이스’를 비롯해 ‘소녀시대’ 등 빠른 템포의 노래가 다수 포함돼 관객들의 흥겨움을 더했다. ‘보컬의 신’의 콘서트를 관람하러 온 관객들이었지만 수
12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평화의광장에서 진행된 이승철 콘서트.
시로 자리에서 일어서서 몸을 흔들며 공연을 즐겼다. 평화의 광장은 클럽을 방불케 했다. 부모의 손을 잡고 나온 초등학생부터 60이 넘어 머리가 희끗한 관객들까지 남녀노소 구분 없이 어우러졌다.

정규 11집 타이틀곡 ‘마이 러브’, 선 공개곡 ‘사랑하고 싶은 날’ 등 신곡들을 부를 때도 관객들은 막힘이 없었다. 이승철 노래의 힘을 대변했다.

이승철은 이번 공연을 앞둔 11일 자신의 트위터에 “서울공연 저녁 공연시간엔 비가 안온다지만 반드시 나눠드린 우비는 꼭 입고 계시길. 왜냐. 물대포 맞으실 거니까요. 미친 듯 망가지고 즐기세요”라고 올렸다. 일기예보와 다르게 폭우가 쏟아졌지만 그 상황에서 뿌려진 물대포는 또 하나의 장관이었다.

쏟아지는 비로 인해 마이크에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고 이승철도 평소답지 않게 가사를 틀리는 등 실수도 있었지만 관객들은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빗속이라는 독특한 상황을 통해 라이브 공연의 묘미를 느낀 듯 빗속에서도 공연을 강행해 준 이승철에게 우레 같은 환호를 보내며 공연장 분위기를 더욱 달궜다.

이승철은 13일 오전 트위터에 “어제(12일)는 참 대박이었습니다. 고생보단 추억이라 생각하고 짜증보단 웃음으로 노래하고 투정보단 박수로 응원해주신 여러분의 마음, 긍정의 힘을 보여주신 팬 여러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라고 글을 올렸다.

12일 공연은 앙코르곡 ‘인연’, ‘샴푸의 요정’ 등으로 마무리됐다. 그 후에도 관객들은 더욱 굵어지는 빗줄기 속에서도 무대 앞으로 나와 인사를 하는 이승철을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서 보기 위해 모여들었다. 그러고 나서야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공연장을 빠져나가던 관객들의 마음도 이승철과 같은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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