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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이 '중동의 강호' 이란(감독 압신 고트비)과의 맞대결에서 아쉽게 패하며 '입에 쓰지만 몸에 좋은 약'을 먹었다.
한국은 7일 오후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A매치 평가전에서 전반34분 상대 미드필더 마수드 쇼자에이에게 내준 선제골을 만회하지 못해 0-1로 졌다. 조광래호 출범 이후 두 경기만에 허용한 첫 패배였다.
조광래 감독은 내년 1월로 예정된 아시안컵 본선을 앞두고 이란을 상대로 '기선 제압'과 '세대교체 실험', '전술 다양화' 등 세 가지 과제를 설정했으나 만족할 만한 성과는 얻지 못했다.
◇승리로 말하라
한국은 90분 내내 경기를 주도했다. 체력과 스피드에 기반을 둔 패스워크 축구로 상대의 골문을 위협했다. 선수들은 서로서로 적극적으로 자리를 바꿔가며 득점 루트를 다양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다이내믹한 공격축구'를 약속했던 조광래 감독의 공언은 그라운드에서 현실이 됐다.
◇스리백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조광래 감독은 한국축구와 궁합이 잘 맞는 수비 전형으로 '스리백(3-back) 시스템'을 첫 손에 꼽는다. 공격시 미드필드 지역에서 수적 우위를 누릴 수 있고, 수비시에는 측면 윙백이 위치를 하향 조정해 '파이브백(5-back)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이유다. 빨리 뛰고 많이 뛰는 우리 선수들 특유의 플레이스타일과 어울린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란전을 통해 스리백이 갖는 문제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양쪽 윙백이 수비 지역에 머물 땐 역습 찬스를 잡더라도 미드필드 싸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반대로 윙백들이 공격에 가담한 상황에서는 볼을 빼앗기면 상대에게 수비 뒷공간을 쉽게 내주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이와 관련해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을 비롯한 다수의 전문가들은 "스리백 안에서 파생 전술을 생각하는 것보단 스리백과 포백을 혼용하는 편이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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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용 쉬프트, '절반의 성공'
조광래 감독은 이란전을 앞두고 이청용(볼튼원더러스)에게 오른쪽 측면 공격을 위임하는 공격 전략을 마련했다. 이른바 '이청용 쉬프트'다. 주장 겸 전술구심점 박지성(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공격 방식을 한층 다양화하기 위한 의도가 담겨 있었다.
◇'킬러' 발굴 필요성 절감
경기 후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압신 고트비 이란대표팀 감독은 "한국은 여러 차례 좋은 찬스를 잡았지만 그것을 잘 살리지 못하는 모습이었다"며 "결정력 있는 스트라이커를 찾아낼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한국대표팀의 코칭스태프를 역임한 '지한파' 지도자로서 던진 충고였다.
앞서 조광래 감독 또한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란전 출전선수 명단에 공격수를 두 명만 올려놓은 것에 대해 "마땅한 공격자원이 눈에 띄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내놓은 바 있다. 무엇이 문제인지 알고 있다면 적극적으로 개선해야한다. 물론 빠를 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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