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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장서윤기자]최근 방송가에 드라마 캐스팅을 두고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점차 심해지고 있다.
일부 주연급 연기자들에 캐스팅 제안이 집중되는 반면 이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연기자들은 일거리가 없어 쉬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
실제로 올해 12월~내년 1월 전파를 타는 방송 3사 미니시리즈 여주인공으로는 모두 한 여자 탤런트를 캐스팅 1순위에 올려놓는 등 캐스팅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와는 달리 대부분은 연기할 작품을 찾기 힘든 상황도 함께 빚어지고 있다.
한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는 "소속 연기자 10명 중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배우는 단 두명 뿐"이라며 "작품 섭외가 몇몇 스타급 배우 위주로만 이뤄지는 상황이 점점 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 드라마 성적표를 보면 고현정·이요원 등이 출연한 MBC '선덕여왕', 이병헌·김태희가 주연을 맡은 KBS '아이리스'를 제외하고는 이른바 스타 캐스팅이 성공한 예는 찾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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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는 달리 과감한 신인 캐스팅이나 숨겨진 배우를 발굴한 케이스가 각광받았다.
이민호·김현중·김범 등 신예 연기자들을 발굴한 KBS '꽃보다 남자'나 스타성보다는 연기력을 두고 여주인공 한효주를 캐스팅한 SBS '찬란한 유산', 윤상현을 주연급 연기자 반열에 올려 놓은 MBC '내조의 여왕' 등이 화제성과 시청률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
이처럼 새로운 주인공 발굴을 통해 드라마가 성공한 예가 늘고 있음에도 방송 현장에서 캐스팅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는 데는 주인공 캐스팅에 있어 여전히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는 방송사의 태도에도 적지 않은 문제가 있다.
KBS 드라마국의 한 중견PD는 "현장 연출자들은 참신한 신예나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연기 내공이 돋보이는 연기자들을 발굴하려는 의지가 많다"며 "그러나 막상 캐스팅 결정 단계에서는 윗분들을 설득해 관철시키기가 매우 어렵다"고 전했다.
특히 경기 불황으로 방송광고 수주가 어려워지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이름값있는' 스타 캐스팅에 집중하는 경향이 심화하고 있는 것.
또, 정해진 제작비 내에서 일부 주연 배우들의 높은 출연료를 감당하다보니 조연·단역 연기자들의 설 자리도 점점 좁아짐과 동시에 드라마의 다양성도 훼손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것.
결국 시청자 위주의 양질의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고른 캐스팅 관행이 정착돼야 한다는 지적이 방송 현장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다.
내년 초 방송예정인 드라마를 준비중인 한 제작사 관계자는 "연기자의 인지도만으로 캐스팅 여부를 결정하는 관행을 넘어 해당 연기자의 실질적인 흥행 성적에 따른 캐스팅, 또는 신예 발굴에 좀더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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