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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송지훈기자] FC서울(감독 세뇰 귀네슈)의 주포로 활약 중인 몬테네그로산 용병 공격수 데얀이 전남드래곤즈(감독 박항서)와의 올 시즌 K리그 마지막 경기서 소속팀을 '온탕'과 '냉탕'으로 번갈아 인도했다.
서울은 1일 오후3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남과의 K리그 30라운드 홈경기서 후반32분 데얀의 선제골에 힘입어 1-0으로 앞서나갔지만, 후반 종료 직전 전남 공격수 정윤성에게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해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이로써 서울은 승점1점을 보태는데 그쳐 승점 53점으로 시즌을 마쳤고, 이날 수원삼성(감독 차범근)을 홈에서 1-0으로 꺾은 포항스틸러스(감독 세르지오 파리아스/승점53점)에 골득실차로 뒤져 3위로 내려앉았다. 당초 서울은 '1위 탈환 또는 2위 수성'을 목표로 경기에 나섰으나 박항서호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했고, 정규리그 2위까지 주어지는 다음 시즌 AFC챔피언스리그 출전권 확보에 실패했다.
이날 서울의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장한 데얀은 '골 결정력'과 '돌출행동'을 동시에 선보이며 홈 팬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일단 출발은 좋았다. 데얀은 후반32분 시원스런 중거리 슈팅으로 전남의 골네트를 흔들며 76분간이나 이어진 '0의 행렬'에 종지부를 찍었다. 후반18분 팀 동료 기성용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실축한 것에 대한 마음의 짐을 훌훌 털어버린 '속죄포'였다.
한 명이 모자란 상태에서 남은 시간을 치른 서울은 수적 열세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채 종료 직전인 후반44분 상대 공격수 정윤성에게 동점골을 내줬고, 2위 자리도 포항에 넘겨줬다.
데얀의 비상식적인 행동과 관련해 프로축구연맹의 한 고위관계자는 "아직까지 정확한 보고를 받지 못해 상황을 100% 파악하진 못했다"면서도 "앞서 페널티킥 찬스를 허용하는 과정에서 심판에게 격렬하게 항의한 박항서 전남 감독에게 데얀이 무언의 메시지를 전하려했던 것 같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문제는 순간적인 분노를 참지 못한 데얀의 돌출 행동이 귀네슈호의 K리그 정상 정복 프로젝트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사실이다. AFC챔피언스리그 8강 탈락 이후 목표를 'K리그 제패'로 수정한 서울은 데얀의 퇴장으로 인해 여러모로 불편한 상황을 감수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시즌 막판 주춤하며 전북과 포항에게 각각 1위와 2위 자리를 내주고 3위로 내려앉은 서울은 과연 전열을 정비해 고대하던 우승컵을 거머쥘 수 있을까. 시즌 막판 터진 '데얀 해프닝'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에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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