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협상무 최삼환 감독(54)의 목소리에 자신감이 넘친다. 올시즌 프로배구 코트에 ‘상무경계령’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상무에서만 25년째 지휘봉을 잡고 있는 최 감독에게 잊지 못할 시즌이 펼쳐지고 있다.
아마 초청팀 자격으로 프로배구에 참가 중인 상무는 지난해 12월23일 고공비행 중이던 대한항공을 3-1로 꺾은 데 이어 6일에는 8연승을 달리던 삼성화재를 3-0으로 제압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프로로 전환한 KEPCO45에도 시즌 2연승을 거두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성적이 6승29패, 올시즌은 3라운드에서 한 경기를 남기고도 벌써 4승(10패)을 쌓았다.
최 감독은 “다른 팀도 한 번씩은 이겨봐야죠”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상무가 스타 선수 없이도 성적을 내는 데는 세터 김상기를 중심으로 한 조직력이 가장 큰 원동력으로 꼽힌다. 최 감독은 “김상기가 상무에서 두번째 시즌을 맞으면서 팀에 녹아들었고, 볼배급이 좋아져 팀의 조직력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특히 결정타를 맡아주는 용병이 없는 상무는 선수 한 명에게 의존하기 어렵다.
최 감독은 “용병이 없고 높이에서도 밀리기 때문에 결정타로는 승부가 안 된다”면서 “오직 조직력, 수비밖에 믿을 것이 없다. 속공이 살아나고 있는 것도 공격에서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삼성화재를 꺾을 수 있었던 것도 안젤코에 대한 블로킹과 수비위치를 집중적으로 대비했던 것이 적중했다는 설명이다.
공격력도 살아났다. LIG 손해보험 출신인 임동규는 현재 14경기에서 178점으로 득점랭킹 4위에 올라 있다. 또 삼성화재 출신 김정훈과 전창희 등 ‘신참’들도 공격에서 분발하고 있다. 리베로 이강주는 수비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그래도 아직 이길 때보다는 질 때가 더 많다.
최 감독은 “선수들이 빨리 미련을 버릴 수 있도록 편하게 해주는 것이 내 역할”이라며 “시합을 또 있다. 다음에 이길 수 있다는 생각으로 서로 믿음을 가지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 다음 목표는 현대캐피탈과 LIG손해보험을 잡는 것이다.
최 감독은 “LIG는 지난 시즌에도 두 번을 이겨봤고, 현대캐피탈은 프로 출범 이후 1승도 거두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결국 상무 선수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라며 “사기도 최고이기 때문에 분명히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