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삼환 감독, 불사조 군단 “현대·LIG도 이겨봐야죠”

‘25년만에 파란’ 신협상무
  • 등록 2009-01-08 오전 8:18:17

    수정 2009-01-08 오전 10:17:39

[경향닷컴 제공] “다른 프로팀 감독들 아마 ‘뒷목’이 좀 땅길 겁니다.”

신협상무 최삼환 감독(54)의 목소리에 자신감이 넘친다. 올시즌 프로배구 코트에 ‘상무경계령’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상무에서만 25년째 지휘봉을 잡고 있는 최 감독에게 잊지 못할 시즌이 펼쳐지고 있다.

아마 초청팀 자격으로 프로배구에 참가 중인 상무는 지난해 12월23일 고공비행 중이던 대한항공을 3-1로 꺾은 데 이어 6일에는 8연승을 달리던 삼성화재를 3-0으로 제압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프로로 전환한 KEPCO45에도 시즌 2연승을 거두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성적이 6승29패, 올시즌은 3라운드에서 한 경기를 남기고도 벌써 4승(10패)을 쌓았다.

최 감독은 “다른 팀도 한 번씩은 이겨봐야죠”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상무가 스타 선수 없이도 성적을 내는 데는 세터 김상기를 중심으로 한 조직력이 가장 큰 원동력으로 꼽힌다. 최 감독은 “김상기가 상무에서 두번째 시즌을 맞으면서 팀에 녹아들었고, 볼배급이 좋아져 팀의 조직력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한국전력 출신인 김상지는 6일 최태웅과의 세터 싸움에서도 완승을 거두고 “배구인생 처음으로 삼성화재를 이겨봤다”며 감격스러워했다.

특히 결정타를 맡아주는 용병이 없는 상무는 선수 한 명에게 의존하기 어렵다.

최 감독은 “용병이 없고 높이에서도 밀리기 때문에 결정타로는 승부가 안 된다”면서 “오직 조직력, 수비밖에 믿을 것이 없다. 속공이 살아나고 있는 것도 공격에서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삼성화재를 꺾을 수 있었던 것도 안젤코에 대한 블로킹과 수비위치를 집중적으로 대비했던 것이 적중했다는 설명이다.

공격력도 살아났다. LIG 손해보험 출신인 임동규는 현재 14경기에서 178점으로 득점랭킹 4위에 올라 있다. 또 삼성화재 출신 김정훈과 전창희 등 ‘신참’들도 공격에서 분발하고 있다. 리베로 이강주는 수비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최 감독은 “사실 소속팀에서 주전 기회를 잡아보지 못한 선수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친정팀을 만나면 자극을 주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못 뛴 설움도 있고, 팀에 대해서 잘 알기 때문에 동기유발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도 아직 이길 때보다는 질 때가 더 많다.

최 감독은 “선수들이 빨리 미련을 버릴 수 있도록 편하게 해주는 것이 내 역할”이라며 “시합을 또 있다. 다음에 이길 수 있다는 생각으로 서로 믿음을 가지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 다음 목표는 현대캐피탈과 LIG손해보험을 잡는 것이다.

최 감독은 “LIG는 지난 시즌에도 두 번을 이겨봤고, 현대캐피탈은 프로 출범 이후 1승도 거두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결국 상무 선수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라며 “사기도 최고이기 때문에 분명히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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