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성윤 "혼자 잘한다고 이기는게 아니란 걸 알았다"

  • 등록 2008-12-17 오전 8:05:59

    수정 2008-12-17 오전 8:06:04

▲ 방성윤
[경향닷컴 제공] ‘미스터 빅뱅’ 방성윤(26·SK)은 미국에서 돌아온 지 닷새 만에 입술이 부르트고 말았다. 지난 10일 SK의 긴급 콜을 받고 입국한 뒤 삼성-동부-KTF전을 뛰고나서 입술 한 쪽이 터지더니 하룻밤 뒤엔 양쪽 모두에 물집이 잡혔다.

“제가 남들보다 시차적응이 느린가봐요. 경기 뛰고, 시차 때문에 누워 있거나 잠을 자다 다시 게임나가고 그랬습니다.”

피곤 탓인지, 아직도 한국에 돌아왔다는 게 실감나지 않지만 팀성적이 좋으니 힘이 난다. 그가 복귀한 3경기에서 SK는 2승1패를 거뒀다. 이전 16경기에서 5승11패로 부진할 때와는 큰 차이다.

웃음으로 아쉬움을 털어낸 방성윤은 “이전까지의 SK는 사라진 것으로 보면 된다. 공격적인 팀으로 새롭게 태어난 SK를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방성윤이 합류한 SK는 3경기에서 평균 85.7점을 기록, 종전 78.3점보다 7.4점이나 뛰었다. 그는 평균 26점, 3점슛 5.3개를 기록했다. 3점슛 25개 가운데 16개나 꽂았으니 64%의 높은 성공률이다. 외국인선수 못잖은 성적. ‘방난사’란 오명을 듣던 시절과는 딴판이다.

방성윤은 “센터 콜린스 등 외국인선수가 지난해에 비해 좋고, 김민수가 가세했다. 나도 지난 3년간 프로선수로 뛰면서 동료들의 움직임을 읽는 능력과 게임하는 방법에 눈을 많이 떴다”고 자신감의 근거를 댔다.

실제로 방성윤이 복귀후 3경기에서 보여준 플레이는 확실히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몸무게가 작년보다 10㎏ 줄어든 94㎏으로 스피드가 붙었고, 슈팅폼도 유연해졌다. 욕심없이 확실한 기회에서 슛을 던지고, 동료들을 독려하는 등 리더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농구는 혼자 나서서 한다고 이기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는 게 그의 말.

미국프로농구(NBA) 꿈을 접고 돌아온 아픔은 여전하다. “모두 잊고 새 도전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SK가 어려운 상황에 빠지니 미안한 마음을 떨치기 어려웠다”는 방성윤은 “결심하기까지 힘들었지만 돌아온 만큼 SK를 플레이오프에 올리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지금은 많이 어려워졌지만, 앞으로 NBA 서머리그와 국제대회 등을 통해 미국 진출을 모색하겠다”고 말해 꿈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SK로부터 거액을 받고 돌아왔다는 농구계의 소문에 대해 묻자 방성윤의 목소리에 힘이 빠졌다. “뒷돈 같은 것은 없었다. NBA 꿈을 포기하는 것도 힘들었는데, 그런 소리를 들으니 맥이 빠진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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