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표팀은 작년 하반기부터 한국체육과학연구원의 도움으로 선수들의 영법을 촬영해 자료화하고 있다. 수레에 부착된 카메라 세 대 중 한 대는 물 속 움직임을 찍고, 받침대에 고정되어 있는 나머지 카메라 두 대는 물 밖으로 보이는 동작을 담는다. 덕분에 박태환(19·단국대)의 영법은 이제 거의 손을 볼 곳이 없을 정도로 좋아졌다. 노민상 감독은 "호흡을 양쪽으로 할 때도 스피드에 변화가 없다. 턱이 들리던 버릇도 거의 안 나타난다. 중심이 잡혔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스피드 훈련에 들어간 요즘은 턴(turn)에 이은 수중 돌핀 킥(dolphin kick)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마이클 펠프스(미국)의 돌핀킥 동작 장면을 입수한 노 감독은 "펠프스는 자유형 200m에서 턴 이후 13m까지 잠영을 하며 강력하게 킥을 한다. (잠영 거리가 8m 안팎인) 박태환보다 낫다. 하지만 펠프스가 자유형 400m에서도 그렇게 할 힘이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지금의 박태환에겐 잠영 거리보다 효율성이 중요하다. 체육과학연구원 송홍선 박사는 "적어도 50㎝ 이상의 깊이에서 잠영을 해야 수면 물결의 영향을 덜 받는다. 앞으로 뻗는 팔의 자세도 속도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강도 높은 훈련 전후에 젖산 수치를 재 선수들의 몸 상태와 회복 정도를 점검하고, 수영에 필요한 근육을 집중적으로 발달시키는 프로그램은 체육과학연구원의 협조로 2년 전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런 과학 훈련의 핵심은 연구원이 분석한 데이터를 지도자와 선수들이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 있다. 한국 대표팀 노민상 감독은 "체육과학연구원에서 송홍선 박사와 밤새워 토론을 하는 날이 많았다. 생리학 쪽은 정말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