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인사이드) '과학의 세례' 받은 수영

'첨단 테크놀로지'에 따라 승패 갈리는 시대
물 속·물 밖 동작 찍어 자료화해 분석
美선 선수 몸에 센서 달아 속도 측정도
  • 등록 2008-06-25 오전 8:57:01

    수정 2008-06-25 오전 8:57:01

[조선일보 제공] 세계 수영은 '테크놀로지 전쟁' 중이다. 0.01초를 다투는 기록 경기 수영에선 선수의 기량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장비와 분석 기술, 첨단 소재의 수영복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인간의 신체 능력이 한계치에 가까워질수록 과학의 필요성이 절실해진다. 특히 전세계 최고 스포츠 엘리트들의 경연장인 올림픽에선 미세한 차이가 메달 색깔을 결정한다.

우리 대표팀은 작년 하반기부터 한국체육과학연구원의 도움으로 선수들의 영법을 촬영해 자료화하고 있다. 수레에 부착된 카메라 세 대 중 한 대는 물 속 움직임을 찍고, 받침대에 고정되어 있는 나머지 카메라 두 대는 물 밖으로 보이는 동작을 담는다. 덕분에 박태환(19·단국대)의 영법은 이제 거의 손을 볼 곳이 없을 정도로 좋아졌다. 노민상 감독은 "호흡을 양쪽으로 할 때도 스피드에 변화가 없다. 턱이 들리던 버릇도 거의 안 나타난다. 중심이 잡혔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스피드 훈련에 들어간 요즘은 턴(turn)에 이은 수중 돌핀 킥(dolphin kick)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마이클 펠프스(미국)의 돌핀킥 동작 장면을 입수한 노 감독은 "펠프스는 자유형 200m에서 턴 이후 13m까지 잠영을 하며 강력하게 킥을 한다. (잠영 거리가 8m 안팎인) 박태환보다 낫다. 하지만 펠프스가 자유형 400m에서도 그렇게 할 힘이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지금의 박태환에겐 잠영 거리보다 효율성이 중요하다. 체육과학연구원 송홍선 박사는 "적어도 50㎝ 이상의 깊이에서 잠영을 해야 수면 물결의 영향을 덜 받는다. 앞으로 뻗는 팔의 자세도 속도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강도 높은 훈련 전후에 젖산 수치를 재 선수들의 몸 상태와 회복 정도를 점검하고, 수영에 필요한 근육을 집중적으로 발달시키는 프로그램은 체육과학연구원의 협조로 2년 전부터 시행하고 있다.

미국은 수영 최강국답게 과학 훈련도 한 단계 앞서 있다. USA 투데이는 콜로라도 스프링스에 있는 올림픽 트레이닝 캠프를 소개했다. 이곳에선 선수의 몸에 센서와 연결된 선을 달아 속도를 잰다. 수중 카메라 촬영은 기본. 여자 자유형 장거리 스타인 케이트 지글러는 오른쪽이 약하다는 결과를 얻었고, 보강 훈련으로 균형을 찾았다. 선수들에게 세계기록 페이스를 느끼게 해 주기 위해 물 속에서 몸을 끌어당기는 기계 장치도 갖추고 있다고 한다.

선수촌의 '경기력 테크놀로지' 부서는 오랜 조사 끝에 선수들이 강한 쪽 발로 먼저 벽을 찬 뒤 바로 다른 발로 벽을 밀 경우 양 발로 동시에 벽을 찰 때보다 추진력을 더 얻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농구의 점프 슛이나 배구의 블로킹을 할 때도 결과는 같았다. 미국 대표팀은 베이징 올림픽이 끝나면 수영장 벽에 턴의 힘을 측정하는 판을 설치해 더 연구하기로 결정했다.

이런 과학 훈련의 핵심은 연구원이 분석한 데이터를 지도자와 선수들이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 있다. 한국 대표팀 노민상 감독은 "체육과학연구원에서 송홍선 박사와 밤새워 토론을 하는 날이 많았다. 생리학 쪽은 정말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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