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만에 열린 파리올림픽, 우려와 논란 속 마무리[파리올림픽]

  • 등록 2024-08-12 오전 12:20:00

    수정 2024-08-12 오전 12:20:00

트라이애슬론과 오픈워터 스위밍 경기가 열린 센강의 수질 오염 문제는 파리올림픽 내내 논란의 중심이 됐다. 사진=AP PHOTO
파리올림픽 선수촌에서 제공한 채소 위주 식단.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낭만의 도시, 파리에서 100년 만에 열린 ‘2024 파리 하계올림픽’(파리 올림픽)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겉으로 드러난 대회는 파리의 멋진 야경만큼이나 화려하고 웅장했다. 다만 한 꺼풀 벗겨 자세히 들여다보면 문제점과 아쉬움이 가득한 대회이기도 했다.

파리올림픽은 전 세계인들이 가장 찾고 싶은 도시인 프랑스 파리에서 지난달 26일(이하 현지시간)부터 17일간 뜨거운 열전을 펼쳤다. 파리를 가로지르는 센강 수상 행진으로 펼쳐진 개회식을 시작으로 전 세계 205개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소속 선수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조직한 난민팀 선수 1만500명이 32개 종목, 329개 메달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했다.

테러 등 위협에도 큰 불상상없이 성공적 마무리

파리올림픽은 대회 전부터 걱정의 목소리가 높았다. 일단 파리 시민의 반감이 만만치 않았다. SNS 등에 “파리올림픽에 오지 마라, 다 취소하라”는 메시지를 담은 영상이 잇따라 올라왔다. “올림픽 기간 파리는 생지옥이 될 것”이라는 무시무시한 경고도 끊이지 않았다.

테러에 대한 우려는 가장 큰 고민이었다. 프랑스 당국은 지난 3월 러시아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로 140여 명이 숨진 사간이 일어난 뒤 줄곧 최고 수준의 경계경보 태세를 유지해왔다.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프랑스를 겨냥한 두 차례 테러 모의가 있었던 사실도 드러났다. 특히 센강에서 열린 개회식은 개방된 공간에서 펼쳐진다는 점에서 테러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높았다.

프랑스 당국은 엄청난 인력과 물량을 동원해 안전 문제를 해결했다. 큰 불상사 없이 대회를 마무리한 것은 큰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이스라엘 선수단이 희생된 1972년 뮌헨올림픽의 비극이 재현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는 다행히 기우로 끝났다. 이는 올림픽 한참 전부터 안전한 대회를 위해 총력을 기울인 프랑스 당국의 노력이 컸다.

파리올림픽의 가장 큰 장점은 고정관념을 깼다는 것이다. 올림픽 경기는 운동장이나 체육관에서만 열려야 한다는 상식을 과감히 깼다. 전 세계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프랑스의 명물 에펠탑 앞에서 비치발리볼 경기가 열렸고, 프랑스 절대 왕정의 상징 베르사유 궁전에선 승마와 근대5종 경기가 펼쳐졌다.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를 기념해 건립된 역사적인 건축물 그랑 팔레는 펜싱과 태권도 경기가 열려 대한민국 선수들의 금빛 세리머니가 연일 펼쳐졌다. 한국 양궁대표팀이 전 종목 석권이라는 위업을 이룬 무대는 나폴레옹의 무덤이 자리한 프랑스의 역사적인 군사시설 앵발리드였다.

그 밖에도 파리를 대표하는 수많은 명소가 올림픽 경기장으로 변신했다. 이는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나 팬들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과 감동을 선물하기에 충분했다. 큰돈을 들여 홍보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파리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알리는 효과가 났다. 대부분 기존 시설을 이용하거나 임시 시설물을 설치함으로써 개최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IOC는 대회 전 보고서를 통해 ‘파리올림픽이 최대 약 16조5000억 원의 경제적 순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가운데 3분의 1은 관광 부문에서 부가 수입으로 창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무더위·식당·대회 운영·센강 오염 등은 아쉬워

파리올림픽은 아쉬움도 많이 남겼다. 특히 대회 운영 과정에서 사소한 실수가 끊이지 않았다. 대표적인 예가 개회식 때 한국 선수단 입장에서 영어와 프랑스어로 ‘북한’이라고 소개한 장면이었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실수였다. 토마스 바흐(독일) IOC 위원장은 직접 윤석열 대통령에게 전화해 사과했다.

그 밖에도 메달 세리머니 때 국기를 잘못 단다거나 엉뚱한 국가를 연주하는 등 웃지 못할 촌극이 이어졌다. 어떤 의도가 있다기보다 준비 부족이라고밖에 볼 수 없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들이었다.

센강 등 파리시 전체를 활용한 개회식은 ‘올림픽 개회식의 프랑스 혁명’이라는 호평을 들을 만큼 참신했다. 하지만 그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반나체 출연자, 성소수자 관련 장면, 최후의 만찬 패러디 등 문화적으로 반감을 살 내용이 많았다. 프랑스 문화의 ‘관용’, ‘자유’를 보여주는 퍼포먼스로 해석할 수 있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이들에 대한 배려는 부족했다.

대회 기간 내내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대회 전부터 수질 오염 문제가 제기된 센강에선 결국 예정대로 철인3종경기와 오픈워터 스위밍 경기가 열렸다. 경기는 억지로 열렸지만 주최 측은 끝내 수질 문제를 말끔하게 해결하지 못했다.

센강에서 경기를 치른 선수들은 경기 후 여러 이상 증세를 호소했다. 트라이애슬론 경기에 참여한 일부 선수들은 대장균에 감염돼 경기를 기권한 일까지 일어났다. 센강에서 경기를 치르기 위해 선수들을 위험에 빠뜨렸다는 비난을 온전히 뒤집어써야 했다.

파리올림픽 선수촌 식당의 부실한 식단도 연일 도마 위에 올랐다. 채식 위주의 식단에 비위생적이라는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 심지어 ‘음식에서 벌레를 발견했다’는 폭로까지 이어졌다.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대회 전 “‘친환경’과 ‘지속가능성’을 목표로 선수촌 내 모든 식사의 60%를 육류가 아닌 식단으로, 3분의 1을 식물 기반 식단으로 제공한다”고 자랑스럽게 발표했다.

막상 대회가 시작되고 선수들의 불만은 멈출 줄 몰랐다. 뒤늦게 특정 제품의 양을 늘리고 추가 직원을 배치하며 수습에 나섰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사전 캠프에서 한식 도시락을 끊임없이 준비한 한국 선수단이 화제가 됐을 정도였다.

아울러 선수촌에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은 조직위 대응 탓에 선수들이 무더위와 ‘장외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됐다. 식사와 잠자리에 고생한 많은 선수가 스스로 선수촌을 떠나는 일이 벌어졌다. 선수촌과 관련된 부분은 대회 운영과 관련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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