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선 부진은 작전이었다' 김우민, 수영 새 역사 쓴 노력파[파리올림픽]

  • 등록 2024-07-28 오전 4:48:58

    수정 2024-07-28 오전 4:48:58

2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김우민이 셀카를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황금세대 주역’ 김우민(22·강원도청)이 한국 수영에 새로운 역사를 썼다.

김우민은 2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열린 대회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2초50을 기록, 세 번째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3분41초78를 찍은 루카스 마르텐스(독일), 3분42초21을 기록한 일라이자 위닝턴(호주)에 이어 동메달을 당당히 목에 걸었다. 4위인 3분42초64의 새뮤얼 쇼트(호주)를 0.14초 차로 제치고 메달을 손에 넣었다.

한국 수영 선수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건 2012년 런던 대회 박태환 이후 12년 만이다. 아울러 박태환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올림픽 수영 한국인 메달리스트가 됐다.

김우민은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전에 열린 예선에서 전체 7위로 힘겹게 결승에 올랐다. 자기 최고 기록에 3초 이상 뒤진 저조한 기록이었다. 하지만 김우민은 걱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레이스를 마친 뒤 “결승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내가 1위를 할 수도 있지 않은가”라며 미소 지었다.

예선에서의 부진은 작전이었다. 가장 구석인 1번 레인에서 다른 경쟁자를 의식하지 않고 제 페이스대로 레이스를 펼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것이 효과를 발휘했고 결승전에서 자기 최고 기록에 근접한 기록을 냈다. 이날 세운 3분42초50은 개인 최고 기록 3분 42초 42에 겨우 0.08초 뒤질 뿐이었다.

김우민은 대표적인 노력파 선수다. 어릴 적 배영을 시작했지만 예선 탈락을 거듭했다. 그러다 중학교 2학년 말에 자유형 1500m로 종목을 바꾼 뒤 조금씩 주목받기 시작했다.

자유형으로 전환하면서 자신감을 찾은 김우민은 자유형 400m에서 본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2022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6위(3분45초64)에 오른데 이어 2023년 후쿠오카 대회에서는 5위(3분43초92)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결국 올해 2월 도하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분42초71을 기록,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남자 자유형 400m와 800m, 단체전인 남자 계영 800m 등 3관왕에 오르면서 한국 선수단 남자 MVP에 오르는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김우민은 체력을 키워 부족한 재능을 만회했다. 파리에 온 이후 대부분 선수가 컨디션 조절을 위해 오전과 오후 중 한 번만 적응훈련을 한 반면 김우민은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했다. 그런 노력 끝에 ‘올림픽 메달리스트’라는 빛나는 타이틀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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