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리 우들런드가 지난 10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 와이알레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PGA 투어 소니오픈 연습 라운드 도중 팬을 만나 미소짓고 있다.(사진=AFPBB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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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지난해 6월 게리 우들런드(40·미국)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 출전을 앞두고 깊은 잠에 빠져 있다가 갑자기 공포에 질려 거의 침대에서 뛰어내릴 뻔한 일을 겪었다. 악몽이 아니었다. 우들런드는 한 달 이상 반복적으로 이런 증상을 겪었다. 증세는 이전부터 시작됐다. 4월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를 마친 후부터 자신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식욕이 거의 없었고 늘 오한이 들었으며 기운도 차리지 못했다. 그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었고 밤이 되면 늘 최악의 상황을 상상했다.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결과 우들런드의 뇌에 병변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9년 메이저 대회 US오픈을 제패했던 우들런드가 돌아온다. 그는 12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PGA 투어 소니오픈(총상금 830만 달러)으로 복귀했다. 뇌 병변 수술을 받은지 5개월 만이다.
우들런드는 11일 복귀를 앞두고 가진 PGA 투어 공식 인터뷰에서 “나는 늘 좋은 일이 일어날 거라고 믿는 매우 낙관적인 사람이다. 그러나 병을 앓고 난 뒤에는 매일 죽음을 상상하며 두려움에 떨었다. 뇌의 공포와 불안을 조절하는 부분에 병변 장애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돌아봤다.
그는 처음에는 불안 장애 약을 처방받고 투어에서 계속 대회에 출전했다. 지난해 5월 처음 MRI를 찍은 후 7개 대회에 더 출전했는데 단 한 번만 컷 탈락을 기록할 정도로 선전했다. 대신 가족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있었다. 우들런드는 혼자 있는 걸 두려워했고 그의 아내는 우들런드와 모든 대회에 동행했다. 시간이 갈수록 우들런드의 증세는 심각해졌다. 8월이 돼서는 아이언 샷을 한 뒤 자신이 몇 번 클럽으로 공을 쳤는지도 잊어버렸다. 집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18홀을 모두 돌 기력이 없었다.
결국 우들런드는 수술받기로 했다. 종양 덩어리가 시신경과 가까운 곳에 있어 종양을 전부 제거할 수는 없었다. 종양 주변 혈관이 우들런드의 몸 왼쪽 부분과 연결돼 있었기 때문에 잘못하다가는 시력을 잃거나 더 심하게는 몸 좌측의 기능을 잃을 가능성이 있었다. 의료진은 최대한 종양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무리했다. 두개골을 야구공 크기로 절개하는 대형 수술이었는데, 우들런드는 꼬박 이틀 밤을 중환자실에서 보내야 했다고 회상했다.
이후 집으로 돌아간 우들런드는 이후 4주 동안 소파에서 지냈다. 그는 식당을 퍼트 그린으로 바꿔 간간이 퍼트 연습을 했고, 수술 5주 후에는 클럽을 잡을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다. 그렇게 투어 복귀까지 결심하게 됐다. 다만 우들런드는 대회를 치르는 일주일 동안 필요한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신체적으로는 어떤 샷이든 칠 정도로 충분한 힘과 속도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현재는 매우 잘 자고 있으며 자신을 괴롭히던 두려움도 사라졌다고 했다. 몇 달 안에 불안 장애 약도 끊을 예정이다.
우들런드는 “어려운 일을 할 수 있다는 걸 내 딸들에게 증명하고 싶다. 두려운 일이 닥쳐도 극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뇌 병변은 갑작스럽게 나타났지만 그것이 나를 멈추게 하지는 못한다”며 “그 어떤 것도 나를 막지 못할 것이다. 나의 앞에 많은 위대한 일이 펼쳐질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