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김성현 “스케일 다른 PGA투어에 놀라…‘오래 살아남겠다’ 다짐”(인터뷰)

한·일 양국 선수권대회 제패에…58타 진기록
2부투어 우수한 성적으로 PGA투어 데뷔
페덱스컵 83위…상금 20억3천만원 벌어들여
“세계적 선수들과 겨루며 나도 성장…행복했다”
“가을 시리즈에서 활약해 내년 특급 대회 출전 목표”
  • 등록 2023-08-14 오전 12:10:00

    수정 2023-08-14 오전 12:10:00

PGA 투어 RBC 캐나다오픈에서의 김성현(사진=AP/뉴시스)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처음 풀 시즌을 마무리했다. 2024년 시드를 거의 확보했고 아직 기회가 더 남은 만큼 내년 시즌이 기다려진다.”

PGA 투어 2022~23시즌 정규 시즌을 마친 뒤 지난 8일 한국에 들어온 김성현(25)이 이같이 말했다. 김성현은 2020년 메이저 대회인 KPGA 선수권대회에서 월요 예선을 거쳐 본선 정상까지 올라 골프팬들에 이름을 알렸다. 2021년에는 일본 메이저 대회인 일본 PGA 챔피언십을 제패하며, 프로 2승을 양국의 ‘선수권대회’에서 거두는 진기록을 남겼다.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서는 18홀 최소타 기록인 58타를 친 경력도 있다.

이후 김성현은 더 넓은 세계로 도전했다. PGA 2부투어인 콘페리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에 응시해 지난해 콘페리투어에 데뷔했고 22개 대회에 나가 준우승 2회 등의 성적을 내면서 일찌감치 PGA 투어 시드를 받았다. 2022~23시즌 처음 ‘꿈의 무대’에 입성한 김성현은 PGA 투어 32개 대회에 출전했고 톱10 한 번을 기록하며 상금으로 153만1178 달러(약 20억3000만원)를 벌어들였다.

페덱스컵 순위는 83위. 올해 플레이오프 출전 티켓과 다음 시즌 특급 대회 출전 자격을 주는 70위 안에 들지 못했지만 시드 확보에는 문제가 없다. 김성현은 “9월부터 시작되는 가을 시리즈에서 순위를 끌어올려 내년 특급 대회에 출전하고 싶다. 올해 플레이오프에 참가하고 싶다는 욕심도 나긴 했지만 막판에 경기력이 잘 따라주지 않아 아쉬웠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래도 루키 첫해에 이 정도면 잘했다고 생각하고 내년을 기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김성현은 PGA 투어의 ‘특급 스케일’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가장 좋았던 건 선수들을 위한 차량 지원이다. PGA 투어는 특히 이동 거리가 매우 길어서 선수들이 비행기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PGA 투어는 공항에 차량을 대기시켜 선수가 대회에 참가하는 일주일 동안 편하게 타고 다닐 수 있도록 지원한다. 비행기에서 내린 선수는 공항에서 바로 차를 찾아 짐을 싣고 골프장이나 숙소로 가면 된다. 대회가 끝난 뒤 공항이나 대회장에 차를 세워놓으면 간편하게 반납도 끝난다. 선수가 일일이 차를 렌트하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김성현은 “대회 규모와 선수 대우, 편의 사항 등이 정말 좋았다. 앞으로도 잘해서 PGA 투어에서 오래 살아남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며 웃었다.

PGA 투어에서의 첫 시즌이었던 만큼 시행착오도 있었다. 한국, 일본 등 아시아 투어에서만 활동했던 김성현은 미국의 다양한 잔디 종류와 코스 세팅 등에 어려움을 겪었다. 또 워낙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데 최대한 많은 대회에 출전했기 때문에 체력 조절도 쉽지 않았다. 그렇게 김성현은 32개 대회에 나섰고 8개월 동안 한 번도 한국에 들어오지 않았다.

김성현은 “첫 시즌이다 보니 생소한 코스가 많았다. 골프장을 많이 접해봐야 내년을 준비할 수 있기 때문에 참가할 수 있는 대회에는 모조리 참가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투어에서 쟁쟁한 선수들과 겨루면서 제 실력도 많이 성장한 것 같다. 힘든 점도 있었지만 그래도 행복했다”고 말했다.

김성현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9월 7일 인천의 클럽72 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제39회 신한동해오픈에 출전한 뒤 다시 미국으로 날아가 가을 시리즈에 돌입한다. 여기서 페덱스컵 순위를 최대한 끌어올려야 다음 시즌 특급 대회에 나설 수 있다.

김성현은 투어 선수 중 174위에 그치는 아이언 샷 정확도를 높이고, 스코어와 직결되는 퍼트를 더 가다듬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현은 “지금까지 해왔듯 과정에 충실하고 제 플레이에 집중하다 보면 가을 시리즈에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한 타 한 타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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