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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공격수 에네르 발렌시아가 세리머니까지 마쳤던 이번 월드컵 개막전 첫 골은 2분 만에 없던 일이 됐다. 육안으로 지켜본 심판이 못 잡아낸 오프사이드 반칙을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SAOT·Semi-Automated Offside Technology)로 밝혀낸 것이다. 골에 관여했던 에콰도르 에스트라다의 발이 카타르 수비보다 반발 앞서 있었던 것이 ‘SAOT’가 잡아낸 것이다.
SAOT는 이번 월드컵에서 처음 선보인 인공지능(AI) 반자동 시스템이다. 경기장 지붕에 설치된 12대의 추적 카메라와 공인구 ‘알릴라’를 통해 구현된다. 카메라는 선수 신체 29지점의 움직임을 초당 50회 측정하고, 알릴라 속 설치된 관성측정센서(IMU)는 공의 위치를 초당 500회 비디오판독(VAR)실로 전송한다. AI는 이 데이터들을 통합 분석해 오프사이드일 경우 VAR실 심판들에게 알리고, 이는 다시 그라운드 위의 주심에게 전달된다. 주심이 반칙을 선언한 뒤에는 관련 3D 그래픽 영상을 전광판으로 송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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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수도 도하 곳곳에는 안면 인식 기술을 탑재한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AI는 8개 경기장의 2만2000개 보안 카메라에서 들어오는 20만 개의 이미지를 상시 관찰하고, 필요할 경우 관중석을 확대해 살필 수 있다. 관중 밀집도를 예측해 기준을 넘으면 즉각 관제 중앙 센터인 ‘아스파이어’에 보고한다. 무인 비행장치(드론)는 거리의 인파 규모를 파악 중이다. 이는 테러와 훌리건(경기장에서 무리지어 난동을 피우는 극성팬) 등의 사고를 사전 예방하기 위해 만든 시스템이다.
아울러 카타르는 경기장 간 관객 운송을 위해 친환경·저탄소 배터리 구동 전기버스 741대를 구매했다. 지붕에 태양열 충전기를 부착한 그늘막 ‘엘팜’을 통해 방문객들의 길거리 휴식처도 마련했다. 강수량이 적은 건조한 기후 탓에 공중 화장실에서는 오일 기반의 밀봉 액체, 자동 차단 센서, 수도꼭지 에어레이터 등의 스마트 기술도 활용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