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심판·안면인식 카메라…카타르 월드컵 적용된 첨단기술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신기술 도입…최대 25초 소요
개막전 첫 골 2분 만에 취소…수비수에 불과 반 발 앞서
AI, 경기장 안팎에서 모니터링…거리에선 드론 활용도
  • 등록 2022-11-23 오전 12:30:45

    수정 2022-11-23 오전 12:30:45

[이데일리 스타in 이지은 기자]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는 ‘보이지 않는 눈’이 있다. 경기장 안팎에 적용된 첨단 기술이 대회 운영 전반을 돕는 중이다.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전에서 SAOT로 오프사이드 판정되며 노 골 선언된 첫 골. (사진=Xinhua/뉴시스)
AI 심판 ‘SAOT’, 월드컵 첫 날부터 활약

에콰도르 공격수 에네르 발렌시아가 세리머니까지 마쳤던 이번 월드컵 개막전 첫 골은 2분 만에 없던 일이 됐다. 육안으로 지켜본 심판이 못 잡아낸 오프사이드 반칙을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SAOT·Semi-Automated Offside Technology)로 밝혀낸 것이다. 골에 관여했던 에콰도르 에스트라다의 발이 카타르 수비보다 반발 앞서 있었던 것이 ‘SAOT’가 잡아낸 것이다.

SAOT는 이번 월드컵에서 처음 선보인 인공지능(AI) 반자동 시스템이다. 경기장 지붕에 설치된 12대의 추적 카메라와 공인구 ‘알릴라’를 통해 구현된다. 카메라는 선수 신체 29지점의 움직임을 초당 50회 측정하고, 알릴라 속 설치된 관성측정센서(IMU)는 공의 위치를 초당 500회 비디오판독(VAR)실로 전송한다. AI는 이 데이터들을 통합 분석해 오프사이드일 경우 VAR실 심판들에게 알리고, 이는 다시 그라운드 위의 주심에게 전달된다. 주심이 반칙을 선언한 뒤에는 관련 3D 그래픽 영상을 전광판으로 송출한다.

FIFA는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VAR 시스템을 처음 도입했다. 더 정확한 판정으로 시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었으나, 시간이 오래 걸려 경기 흐름을 끊는다는 단점도 상존했었다. SAOT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스포츠연구소와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가 3년간 개발한 판독 기술이다. FIFA에 따르면 SAOT는 판정 시간을 최대 25초까지 줄일 수 있으며, 이번 대회 남은 경기에서도 계속 적용될 예정이다.

카타르 도하의 알라이안 스타디움. (사진=AFP)
안면 인식 카메라, 훌리건 사전에 막는다

카타르 수도 도하 곳곳에는 안면 인식 기술을 탑재한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AI는 8개 경기장의 2만2000개 보안 카메라에서 들어오는 20만 개의 이미지를 상시 관찰하고, 필요할 경우 관중석을 확대해 살필 수 있다. 관중 밀집도를 예측해 기준을 넘으면 즉각 관제 중앙 센터인 ‘아스파이어’에 보고한다. 무인 비행장치(드론)는 거리의 인파 규모를 파악 중이다. 이는 테러와 훌리건(경기장에서 무리지어 난동을 피우는 극성팬) 등의 사고를 사전 예방하기 위해 만든 시스템이다.

외신들은 카타르 정부가 월드컵 대비 경기장 및 모니터링 시스템에 3000억 달러(약 415조원)을 투자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과도한 사생활 침해에 대한 우려도 나오지만, 카타르 정부 측은 “유사시 대처하기 위한 설비로, 재산과 인명 피해가 없다면 카메라는 그저 상황을 보는 데만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니야스 압둘라히만 카타르 월드컵 최고 기술 책임자는 “향후 모든 스포츠 경기장에 적용될 선진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카타르는 경기장 간 관객 운송을 위해 친환경·저탄소 배터리 구동 전기버스 741대를 구매했다. 지붕에 태양열 충전기를 부착한 그늘막 ‘엘팜’을 통해 방문객들의 길거리 휴식처도 마련했다. 강수량이 적은 건조한 기후 탓에 공중 화장실에서는 오일 기반의 밀봉 액체, 자동 차단 센서, 수도꼭지 에어레이터 등의 스마트 기술도 활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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