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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강원도 원주시 오크밸리 컨트리클럽 앞 작은 식당이 떠들썩했다. 잠시 뒤 TV 화면에서 이날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3라운드 12번홀(파3)에서 최나연(35)의 홀인원 장면이 흘러나왔고 그 순간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 자리는 최나연의 홀인원을 보고 최나연만큼이나 좋아했던 한 팬이 마련한 ‘삼겹살 파티’였다.
18년 프로 활동을 마무리하는 최나연은 이날 하루를 돌아보며 “투어 생활 중 가장 기쁜 날”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최나연은 이날 12번홀에서 홀인원을 기록, 1억5000만원 상당의 BMW 뉴 X7을 부상으로 받았다. 큰 선물을 받은 기쁨도 있지만, 이번 대회가 현역 선수로 참가하는 마지막 LPGA 투어 대회였기에 더 큰 의미가 있었다. 최나연은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이 대회 뒤 11월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K쉴더스 SK텔레콤 챔피언십에 출전한 뒤 현역 생활을 마무리한다.
최나연의 마지막 경기엔 전국에서 몰려온 팬은 물론 멀리 일본과 대만에서도 그의 경기를 보기 위해 팬들이 찾아왔다.
최나연의 홀인원은 팬들에게도 특별한 선물이 됐다. 이날 홀인원 광경을 목격한 팬은 “믿기지 않는다. 특별한 추억이 될 것 같다”고 신이 났다. 이제 다시는 볼 수 없는 장면이기에 더욱 뜻깊었다.
일본과 대만에서 온 팬들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추억이 됐다. 도쿄 나리타공항을 떠나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뒤 버스를 타고 강원도 원주를 거쳐 골프장까지 무려 10시간이나 걸렸다는 또 다른 팬은 홀인원도 보고 다 함께 모여 삼겹살도 먹으며 최나연의 마지막 경기를 즐겼다.
1시간 넘게 팬들과 함께 한 최나연은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다음날 마지막 라운드를 준비하기 위해 먼저 자리를 떴다. 팬들은 남아 여전히 이야기꽃을 피웠다.
최나연은 “오늘 홀인원으로 제 마지막이 많은 분께 기억될 것 같아서 투어 생활 중 오늘이 가장 기쁘다”며 “경기를 마치면 팬들과 단체 사진을 꼭 찍어서 간직하고 싶다”고 말했다.
홀인원에 삼겹살 파티까지. 최나연과 팬들에겐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어준 특별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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