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로 시작된 K드라마 열풍…판권 시장도 변화 바람

글로벌 OTT 등장으로 해외 진출 방식 변화
K콘텐츠에 대한 해외 신뢰 깊어지며 기회 늘어
"k콘텐츠 열풍으로 구작 판매 문의도 상승"
  • 등록 2022-06-03 오전 12:02:00

    수정 2022-06-03 오전 12:02:00

‘지금부터 쇼타임’ 포스터(사진=MBC)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K무비와 함께 K드라마를 향한 해외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OTT와 해외 방송국의 관심이 이어지며 드라마를 비롯한 K콘텐츠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됐다. 최근에는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신작을 넘어 구작으로 이어지는 역주행 현상도 눈에 띈다.

OTT의 등장은 드라마 수출 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글로벌 OTT 한 곳과의 계약으로 글로벌 동시 방영이 이뤄지는 만큼 해외시장에서 영역을 넓히는 게 그 만큼 수월해졌다. 작품성 있는 드라마가 국내에서 시청률·화제성에서 아쉬운 성적을 내더라도, 해외에서 좋은 성과를 내며 주목받는 기회를 잡기도 한다.

대표적인 글로벌 OTT인 넷플릭스는 한국에서 특히 괄목할 만한 성적을 내고 있다. ‘킹덤’, ‘스위트홈’, ‘오징어 게임’, ‘지옥’ 등 국내와 아시아를 넘어 북미에서도 주목 받는 흥행작들이 늘어나며 한국 콘텐츠 시장과 시너지를 내고 있다. 넷플릭스는 완성도 높은 한국 콘텐츠로 유입자를 늘리고, 또 한국 콘텐츠 제작사는 넷플릭스를 통해 해외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며 성과를 낼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성공은 국내 콘텐츠 시장의 해외 매출 방식에 변화를 주고 있다. 흥행작의 탄생은 K드라마에 대한 직접적 투자와 판권 계약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드라마가 방영되기 전 해외에서 선판매되는 경우도 늘어났는데 박해진 주연의 ‘지금부터 쇼타임’은 촬영 전부터 해외 OTT에 방영권 라이선스가 판매됐고, ‘별똥별’도 일본 유넥스트(U-NEXT) 채널,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 비키(VIKI) 등에 선판매하며 글로벌 160개국 동시 방영을 확정했다. 이는 해외시장에서 한국 콘텐츠에 대한 신뢰가 얼마나 높은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별똥별’ 포스터(사진=tvN)
지경화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 해외사업지원단장은 “해외 국가에서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나 문의가 많아졌고 콘텐츠 산업은 꾸준히 증가를 하고 있다”며 “해외 수출 매출에 대해 집계를 하고 있는데 코로나19 시대에도 온라인으로 수출 상담을 지속적으로 확대했기 때문에 수치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직접 뛰는 제작사, 구작 판매까지

해외판권 직접 판매에서 OTT 계약까지 제작사와 방송사에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계약 조건도 더욱 다양화됐다. 또 방송 채널이 많아진 데다 OTT 계약, 부가 사업 등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들이 생겨나며 제작사는 과거 방송사에 제작비를 보전받고 IP를 넘겼던 것과 달리 IP를 직접 판매를 하는 방식의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국내에서 이미 방송이 끝난 구작에 대한 판권 판매 문의도 늘고 있다.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 드래곤의 경우 지난해 1분기 해외 판매 매출이 4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567억원으로 상승세를 보였는데 지난해 구작 매출 비중이 25.5%에서 올해는 8%포인트 상승한 34%로 높아졌다.

현빈이 과거 출연한 ‘시크릿 가든’ 스틸컷(사진=SBS)
SBS 콘텐츠허브 측 관계자는 최근 해외에서 구작 판권을 문의하는 일이 늘었다며 “특히 일본에서는 현빈이 주연한 ‘사랑의 불시착’과 최근에 히트한 드라마 주인공들이 과거 출연한 작품들에 대한 문의를 많다. 한 스타가 이전에 나왔던 드라마들을 협상해 한번에 패키지 형식으로 구매하는 곳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구매 형태는 동남아, 글로벌 OTT에서도 나타난다. 이 관계자는 “방탄소년단이 출연한 가요 프로그램 무대, 스타들이 출연한 예능 분량에 대한 문의도 많다”면서 “콘텐츠가 한번 방송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소비되고 여러 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1980년 설립된 삼화비디오프로덕션을 전신으로 해 ‘명성황후’, ‘제빵왕 김탁구’, ‘낭만닥터 김사부’, ‘어게인 마이 라이프’ 등 다수의 히트작을 만든 삼화네트웍스 윤은정 본부장은 “잘 만든 작품이 시간이 흐른 뒤에도 주목 받는 것을 보면서 작품을 제작할 때 선택과 집중을 해 작품성 있는 드라마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좋은 작품을 만들어야겠다는 책임감도 더 생기고 있다”고 변화를 짚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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