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 그림 같은 이글 퍼트로 AT&T 페블비치 프로암 역전 우승

  • 등록 2021-02-16 오전 12:01:00

    수정 2021-02-16 오전 12:01:00

대니얼 버거.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임정우 기자] 18번홀 약 9.5m 거리의 이글 퍼트. 공은 마치 자석에 이끌리듯 홀로 빨려 들어갔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AT&T 페블비치 프로암(총상금 780만 달러) 우승자는 이 퍼트 한 방에 결정됐다.

대니얼 버거(미국)는 1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쳤다. 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를 적어낸 버거는 단독 2위 매버릭 맥닐리(미국)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 3라운드를 마칠 때까지만 해도 버거가 역전 우승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다음날 경기를 하는데 영향을 끼치는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티샷 실수로 통한의 더블 보기를 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버거는 최종 4라운드 18번홀에서 이글을 낚아채며 최후의 승자가 됐다. 공동 선두로 마지막 홀 티잉 그라운드에 선 버거는 전날 티샷 실수를 완벽하게 지웠다. 그는 페어웨이로 공을 보냈고 투온 기회를 잡았다.

231m 거리에서 3번 우드로 두 번째 샷을 날린 버거는 홀 오른쪽 약 9.5m 거리에 공을 붙였다. 연장에 가지 않고 우승을 확정짓기 위해서는 버디가 필요한 상황. 신중하게 그린 경사를 읽은 버거는 연습 스윙을 한 번 한 뒤 자신 있게 퍼트를 했다.

홀 오른쪽 마운드를 향해 출발한 공은 훅 경사를 타고 왼쪽으로 흘러가더니 홀로 사라졌다. 이 퍼트로 버거는 우승 상금 140만4000달러(약 15억 4700만원)와 페덱스컵 포인트 500점의 주인공이 됐다.

버거는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우승 인터뷰에서 “마지막 날 이글로 전날 더블 보기를 했던 18번홀에 복수를 했다”며 “생애 최고의 3번 우드 샷과 퍼트였다. 내가 끝낼 수 있는 최고의 방법으로 승부의 마침표를 찍게 돼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2014~2015시즌 PGA 투어 신인왕 출신인 버거는 이번 우승으로 PGA 투어 통산 4승째를 올렸다. 페덱스컵 랭킹과 남자골프 세계랭킹도 껑충 뛰어올랐다. 페덱스컵 포인트 782점을 만든 버거는 지난주 63위에서 53계단 상승한 10위가 됐다. 세계랭킹은 13위로 지난주 15위에서 2계단 상승했다.

버거는 이번 대회에서도 2011년 출시됐던 테일러메이드 TP MC 아이언을 캐디백에 넣었다. 현재 생산되지 않는 구형 모델로 버거는 지난 시즌 찰스 슈와브 챌린지 정상에 오를 때도 이 아이언을 사용했다. 지난해 우승 뒤 이베이(인터넷 쇼핑몰)에서 같은 모델을 구매해 앞으로도 사용할 것이라고 밝힌 버거는 이번 대회에서 나흘간 그린 적중률 77.78%의 날카로운 아이언 샷 감을 자랑하며 정상에 올랐다.

단독 2위에는 16언더파 272타를 적어낸 매버릭 맥닐리(미국)가 자리했다. 2017년 7월 디오픈 이후 약 3년 7개월 만에 PGA 투어 우승에 도전했던 조던 스피스(미국)는 다시 한 번 아쉬움을 삼켰다. 스피스는 이날 2타를 줄이며 15언더파 273타를 만들었지만 버거에 3타 뒤지며 패트릭 캔틀레이(미국)와 함께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컷 통과에 성공한 강성훈(34)은 2오버파 290타 공동 60위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대니얼 버거. (사진=AFPBB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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