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승1패' NC-'1승10패' SK, 뚜껑 열어보니 엇갈린 희비

  • 등록 2020-05-19 오전 6:01:32

    수정 2020-05-19 오전 6:01:32

시즌 초반 NC 다이노스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박민우. 사진=연합뉴스
최근 9연패에 시달리고 있는 SK 와이번스 염경엽 감독.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올 시즌 나란히 5강 후보로 꼽혔던 NC 다이노스와 SK 와이번스의 희비가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가 지난 5일 막을 올린 뒤 2주가 지난 가운데 NC와 SK는 똑같이 11경기씩 소화했다. 그런데 성적은 하늘과 땅 차이다.

NC가 10승1패를 기록한 반면 SK는 승패 숫자만 바꿔 1승10패에 머물러 있다. NC의 승률은 9할대(.909)인 반면 SK의 승률은 1할에도 미치지 못하는 0.091이다. 이제 시즌 초반인데 벌써 두 팀의 격차는 9경기로 벌어져 있다.

특히 NC는 지난 주말 SK와의 3연전에서 싹쓸이하면서 SK를 수렁에 빠뜨렸다. NC는 최근 거침없는 6연승을 기록 중이다. 반면 SK는 현재 9연패 중이다. SK의 9연패는 2016년 9월10~23일 이후 3년 8개월 만이다.

팀 기록에서도 두 팀은 극명하게 차이를 보이고 있다. NC는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에서 3.26으로 10개 구단 가운데 1위다. 팀 타율은 2할8푼1리로 6위지만 팀 홈런에서 18개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막강 투수진에 화끈한 장타력에 조화를 이루는 셈이다.

반면 SK는 총체적 난국이다. 팀 평균자책점이 5.68로 10개 구단 중 9위에 머물러있다. 믿었던 방망이는 더 심각하다. 팀 타율 2할3푼으로 9위를 기록 중이다. ‘홈런군단’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로 홈런도 가뭄에 콩나듯 나오고 있다. 팀 홈런 8개로 리그 공동 8위에 자리하고 있다.

NC가 이렇게 잘 나가는 이유는 해줘야 할 선수가 잘해주는데다 기대하지 않았던 선수까지 잘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양의지, 박민우, 나성범 등 NC를 대표하는 간판타자들 대부분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주전 2루수 박민우는 타율 4할3푼2리로 리그 타율 3위다. 외국인타자 페르난데스(두산)과 터커(KIA)를 제외하면 국내 타자 가운데는 1위다.

무릎 부상에서 회복한 나성범은 타율은 2할6푼대지만 홈런이 벌써 4개다. 팀의 정신적 지주인 양의지 역시 3할에 육박하는 타율에 결정적인 순간 결승타를 때려주고 있다.

뉴페이스도 있다. 2012년 입단 후 거의 주목받지 못했던 강진성이 4할6푼7리 3홈런 9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신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이동욱 감독은 강진성을 지난 14일 경기부터 주전 1루수로 기용하고 있다.

이동욱 감독은 “이번 주에 여러 차례 어려운 경기를 했는데 선수들이 벤치에서 지시하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움직이는 모습이었다”며 “감독으로 고마울 따름이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반면 SK는 해줘야 할 선수가 전혀 제 몫을 하지 못하고 있다. 선수들의 부상과 타선 침체, 불펜 난조 등 총체적 위기다. 외야수 고종욱과 포수 이재원, 대타 요원 채태인, 선발 닉 킹엄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또 다른 외국인 선발 리카르도 핀토도 극심한 제구 난조에 시달리고 있다. 불펜 필승조 서진용은 5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 15.75(4이닝 7실점)로 부진했고 마무리 하재훈 역시 구속 저하로 불안한 모습이다.

그나마 마운드가 버텨줘도 방망이가 점수를 못 뽑으면 소용없다. 특히 해결사 역할을 해줘야 할 중심 타선이 침묵하고 있다. 간판타자 최정이 1할대 타율(.167)에 머물러 있고 믿었던 윤석민, 이재원, 채태인 등 베테랑 타자들도 바닥에서 허덕이고 있다. SK의 중요상황 OPS(출루율+장타율)는 2할5푼으로 리그 최하위다. 심지어 9위 삼성 라이온즈(.528)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반전의 계기가 절실한 상황이다. 지금 분위기를 바꾸지 못하면 시즌 내내 악몽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염경엽 SK 감독은 “아직 기회는 충분하고 시즌은 길게 남았다”며 “우리 선수들이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어 “결국 중심타자들이 해줘야 한다”며 “어느 팀이나 마찬가지로 중심이 살아 있는 팀은 하위타선도 따라간다”고 중심타자들의 분전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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