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각축장]①시즌제 볼까, K팝 다큐 볼까…지루할 틈 없는 2030세대

  • 등록 2019-05-02 오전 6:01:00

    수정 2019-05-02 오전 6:01:00

박재범 다큐멘터리 ‘제이팍: 쵸즌원’ 포스터(사진=유튜브)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시즌제는 넷플릭스로, 음악은 유튜브로.”

2016년 1월 한국에 첫 진출한 넷플릭스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박했다. 당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도 없는 데다 월 1만원 남짓 구독료도 적잖은 부담이었다. 볼거리를 찾아 헤매다 무료 구독 한 달이 지났다.

그로부터 3년. 넷플릭스를 포함한 글로벌 OTT의 국내 시장 성장세는 폭발적이다. 글로벌 OTT와 국내 OTT의 결전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각기 다른 형식, 내용의 콘텐츠로 승부스를 던지는 게 눈에 띈다. 이들 OTT 업체의 콘텐츠 전략을 들여다보면 향후 국내 콘텐츠 시장의 향방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박재범(사진=유튜브)
◇20~30대를 잡아라…특색 있는 콘텐츠로 유혹

유튜브 프리미엄이 선보이는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는 음악에 특화됐다. 지난해 방탄소년단, 빅뱅 지드래곤 다큐멘터리로 소녀 팬들을 끌어들였다. 지난해 10월 공개한 드라마 ‘탑 매니지먼트’는 아이돌 가수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K팝 산업의 이면을 유쾌하게 다뤄 호평 받았다. 지난 1일에는 미국으로 활동 영역을 넓힌 래퍼 박재범 다큐멘터리 ‘제이팍: 쵸즌원’이 공개됐다.

지난 제작발표회에서 코타 아사쿠라 유튜브 아태지역 오리지널 담당은 “한국 아티스트들이 음악 분야에서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며 “유튜브는 한국 아티스트들의 세계 진출을 계속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1월 공개된 첫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을 제외하면 신인 중심의 청춘물이 주를 이룬다. 지난달 18일 공개된 ‘첫사랑은 처음이라서’는 셰어 하우스를 배경으로 다섯 청춘의 사랑과 우정을 다룬다. 지수·정채연·진영·최리·강태오 등 20대 배우들을 기용해 풋풋한 청춘물을 완성했다. 향후 공개 예정인 ‘좋아하면 울리는’·‘나 홀로 그대’·‘인간수업’ 등도 대부분 신인을 기용했다. 로맨틱 코미디, 판타지, 스릴러 등 장르도 다양하다.

‘첫사랑은 처음이라서’ 포스터(사진=넷플릭스)
◇등 돌렸던 지상파도 달라졌다

이는 기존 매체에 익숙한 중장년 보단 젊은 시청자를 집중 공략, 미래에 투자한다는 의미로도 해석 된다. 어렸을 때부터 책보다 유튜브를 접하고, 다양하고 세분화된 취향을 지닌 젊은 세대다. 실제 이들은 글로벌 OTT에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한국인 13만명의 결제 형태를 분석한 결과, 지난 3월 넷플릭스 유료 이용자는 153만 명에 달한다. 지난해 12월 90만 명이었던 유료 이용자가 3개월 사이 대폭 늘어났다. 앱스토어로 결제한 금액은 2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중 2030세대가 전체의 67%를 차지한다.

이에 지상파도 글로벌 OTT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경계하는 모양새를 취했던 과거와 180도 달라졌다. 지난해 SBS 6부작 드라마 ‘사의 찬미’가 넷플릭스에서 동시 공개되면서 물꼬를 텄다. ‘드라마 왕국’으로 불린 MBC가 한시적인 월화극 폐지를 검토할 만큼 지상파 드라마가 총체적 위기에 빠졌다는 불안함이 작용했다.

오는 9월 첫 방송 예정인 이승기·수지 주연의 SBS 드라마 ‘배가본드’는 넷플릭스와 콘텐츠 계약을 추진 중이다. 당초 5월 방송 예정이었던 ‘배가본드’의 편성 지연 배경도 이 때문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자막 등 후반작업을 위해 최소 2주 전에는 완성본을 넘겨야 하기 때문이다. ‘배가본드’ 외에도 MBC ‘봄밤’ 등이 넷플릭스와 공급 계약을 논의 중이다.

박상주 성균관대 영상학과 겸임교수는 “한국에서의 글로벌 OTT에 대해 반신반의 했던 제작자들도 북미에서도 반응을 얻은 ‘킹덤’의 성공을 지켜보면서 태도가 달라졌다”며 “글로벌 OTT가 새로운 기회라는 걸 학습한 셈”이라고 말했다.

사진=‘사의 찬미’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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