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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지는 쉽다?
웨지는 퍼터를 제외한 클럽 중 길이가 가장 짧다. 또 로프트가 커 공을 페이스 중앙에 맞히기 쉽다. 골퍼들은 그런 웨지를 만만하게 생각한다. 연습을 많이 하지도 않고 한다고 해도 대충하고 끝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웨지에게 주어진 임무는 그 어떤 클럽보다 정교함을 요구한다. 다시 말하면 대충으로 끝낼 수 없는 무기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웨지를 어떻게 선택하고 있을까. 보통은 아이언 세트를 구입할 때 포함된 웨지를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클럽에 예민하지 않고 타수에 상관없이 골프를 즐기고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 그러나 더 정교한 컨트롤과 섬세한 경기를 기대한다면 클럽 구성과 스윙 스타일, 성능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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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로 웨지 피팅을 받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홈페이지에서 몇 가지 정보를 써서 신청서를 작성하면 된다. 원하는 날짜와 시간을 정하고 피팅 받고 싶은 이유를 적으면 된다. 단, 시간이 한정돼 있고 약 6주 동안만 특별히 무료로 진행되는 만큼 서둘러야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준비물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웨지만 있으면 된다.
피팅센터에 방문하면 전문 피터와의 상담으로 피팅을 시작한다. 신청서 작성 시 골퍼가 기대하는 내용을 위주로 대화를 나누며 문제점을 파악한다. 가장 자신 있는 샷과 가장 어려운 샷 등에 대해 상담을 받다보면 어떤 웨지가 필요한지 윤곽이 나온다.
1차 상담이 끝나면 다양한 웨지에 대한 디자인과 성능 등의 차이를 설명해준다. 거리별, 스윙 타입, 웨지의 성능 등을 고려하고, 러프나 벙커 등 웨지의 사용 빈도가 높은 구역에 적합한 웨지는 어떤 제품인지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여기서부터 현재 사용하고 있는 웨지가 잘못된 선택이었음을 알게 된다.
웨지의 선택에서 중요한 기준은 3가지다. 로프트와 바운스 그리고 그라인드다. 생소한 용어지만, 골프백 속에 담겨진 웨지를 꺼내 헤드에 새겨져 있는 숫자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는 내용들이다. 이 3가지 요소를 골퍼의 실력과 코스의 상태에 따라 적용하면 더 확실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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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사용 중인 피칭웨지의 로프트가 44도였다. 48도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측정결과 4도나 차가 나고 있었다는 사실을 피팅 센터에 와서야 확인했다. 그 다음 갭웨지는 52도, 샌드웨지는 58도를 사용하고 있었다.
웨지에서 가장 큰 고민은 거리 편차였다. 피칭웨지로는 공을 최대 105m까지 보낼 수 있지만, 52도 웨지로는 80m 이상을 보내는 게 쉽지 않아 그 간격이 25m 이상 벌어졌다. 58도 웨지는 주로 어프로치와 벙커에서만 사용했다. 그러다보니 80m 이하의 거리에선 클럽 선택에 망설이는 경우가 많았다.
피터는 불규칙한 거리 편차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로프트의 재구성을 추천했다. 피칭웨지는 현재의 제품을 그대로 사용하고 대신 갭웨지를 50도, 샌드웨지를 56로로 바꿔 클럽별 로프트 간격을 6도로 유지했다.
피팅을 담당한 김가람 타이틀리스트 피팅센터 선임피터는 “풀스윙에서 거리 편차를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이 쇼트게임의 퍼포먼스 향상을 위해 갖춰야 할 첫 번째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로프트 구성이 끝나면 바운스와 그라인드의 선택으로 이어진다. 웨지는 공이 좋은 라이에 있을 때보다 그렇지 않은 상태에 있을 때 더 많이 사용하는 클럽이다. 따라서 페어웨이 잔디, 러프, 벙커 등은 물론 스윙 타입을 고려해 선택해야 하는데 이때 중요한 게 바운스와 그라인드다.
바운스와 그라인드의 선택에선 스윙 방식과 주로 사용하는 목적에 따라 달라진다. 찍어서 치는 타입은 솔 가까운 쪽에, 쓸어서 치는 타입은 솔 중간부터 헤드 후방 쪽으로 흔적이 남는다. 테스트 결과 약간 찍어서 치는 타입으로 나타나 50도 웨지는 12도 바운스에 F그라인드, 벙커에서 주로 사용하는 58도 웨지는 14도 바운스에 K그라운드를 추천받았다. F그라인드는 풀 스윙에 가장 효과적인 그라인드로 PGA 투어 선수들이 가장 많이 쓰는 타입이다. K그라인드는 넓은 솔(바닥면) 폭으로 벙커샷에 효과적인 클럽이다. 또 모든 샷에서 높은 관용성을 자랑한다. 뒤땅을 칠 확률을 매우 낮춰주는 효과도 발휘한다.
이 피팅센터에서는 다양한 옵션의 웨지를 테스트 해볼 수 있다. 로프트에 따라 9종(46~62도), 바운스 5종(04~12도) 그리고 그라인드 6종(F,S,M,D,K,L)으로 최대 23가지의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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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0분 정도 진행되는 피팅이 끝나면 후보로 추천받은 웨지를 들고 쇼트게임장으로 이동해 실전 테스트를 한다. 현장에서 직접 다양한 라이와 잔디 그리고 벙커에서 샷을 하면서 최적의 웨지를 찾아주는 마지막 테스트를 진행한다.
벙커에서의 테스트는 바로 효과를 보였다. 모래만 퍼내는 실수가 크게 줄었다. 10번 정도 벙커샷을 시도해 한 번을 제외하고 모두 탈출에 성공했다. 벙커샷 테스트에는 로프트 56도와 58도 두 가지, 바운스는 14도에 F와 K(그라인드 종류에 따라 영문으로 표기) 그라인드를 사용했다. 그 결과 로프트 58도와 바운스 14도의 K 그라인드 웨지를 사용했을 때 훨씬 편하게 스윙할 수 있었고 공의 탄도가 높게 나와 벙커에서 탈출하는 확률이 높아졌다.
이어 그린 주변으로 이동해 어프로치 테스트 했다. 벙커샷에서와 마찬가지도 로프트와 바운스는 같은 제품(50도, 12바운스)이었지만, 그라인드가 다른 2가지 웨지로 테스트했다. 그라인드에 따라 탄도가 달라졌고, 공을 띄우거나 굴려서 홀을 공략하는 게 쉬워졌다. 실전 테스트를 통해 곧바로 벙커샷과 어프로치에 대한 자신감이 생길 정도로 엄청난 변화가 생겼다.
약 40분 정도 이어진 피팅을 마치고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 냈던 두 가지 종류의 웨지를 추천 받았다. 로프트 50도, 바운스 12도의 F 그라인드와 로프트 58도, 바운스 14도의 K 그라인드 웨지는 클럽별 거리를 일정하고 유지하고 러프와 벙커에서 조금 더 안정된 결과를 만들어 냈다. 새 클럽을 손에 쥐었을 때 밀려오는 설렘과 기대감은 생각보다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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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클럽 용어 해설
▷로프트(Loft)란?
헤드 페이스의 각도를 말한다.
▷그라인드(Grind)란?
그라인드는 솔 디자인의 일부다. 헤드의 솔 부분에서 후방으로 이어지는 디자인으로, 넓이와 각도, 모양 그리고 스윙 타입과 잔디의 종류, 벙커 모래의 입자 크기 등에 따라 다른 성능을 발휘한다.
▷바운스란?
바운스(bounce)는 ‘튀다’ ‘튕기다’라는 뜻처럼 움직이는 물체가 고정 물체에 부딪히면서 튀어오르는 물리적 현상을 가리킨다. 헤드 솔 부분의 디자인 중 일부이며 넓이와 각도에 따라 다른 특성을 갖고 있다. 각도에 따라 04도는 로우(Low), 08~10도는 미드(Mid), 12도~14도 하이(Hi) 바운스라고 표기한다.
▶웨지 피팅의 순서
현재 사용하는 웨지 확인-> 웨지 로프트 선택-> 바운스, 솔, 그라인드 피팅
▶웨지에 대한 잘못된 정보 Q&A
Q. 웨지는 아이언보다 교체 주기가 짧다?
A. 클럽의 마모도에 따라 다르다. 웨지의 경우 자체 테스트 결과 풀스윙을 기준으로 75회 라운드 후 스핀양에 변화가 생겼다. 다만 그루브가 크게 손상되지 않은 경우에는 조금 더 오래 사용해도 된다.
Q. 웨지 샤프트는 강한 스펙이 좋다?
A. 그린에 가까울수록 정교한 샷이 필요하고, 스윙 테크닉보다 감각적인 요소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따라서 강한 샤프트를 사용한다고 해서 더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실제 프로골퍼들의 경우 아이언과 웨지의 샤프트 스펙을 동일하게 유지하는 경우가 더 많다. 오히려 강도를 조금 더 낮춰 사용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