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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팀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거둔 성적은 초라했다. 5전 전패의 성적으로 꼴찌를 했다. 그러나 그들의 도전은 ‘아름다운 감동’으로 평가되고 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한 모습으로도 충분히 감동을 줬다. 남자 아이스하키팀도 마찬가지다. 매 경기마다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하고 있다. 그러나 패배 속에서도 절망이 아닌 희망을 찾아냈고, 도전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보여줬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꼴찌들의 아름다운 감동 드라마가 가슴을 뜨겁게 달아오르게 했다.
지난 15일 정선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 경기장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크로스컨트리 여자 10km. 북한의 리영금(19)은 36분40초4의 기록으로 골인했다. 90명 중 89번째. 이미 메달과 상관없는 순위가 결정됐지만, 그는 거침 숨을 내쉬며 끝까지 달렸다. 리영금은 경기 중 내리막길에서 크게 넘어졌다. 데굴데굴 굴러 자칫 큰 부상을 당할 뻔했다. 포기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아무 일 없듯이 일어나 다시 걸음을 내딛었다. 넘어지면서 부상을 당해 입 안에서는 피가 고였지만, 그는 멈추지 않고 결승선을 향했다. 금메달만큼이나 빛나는 역주였다.
마드라소는 지난해 1월 전까지만 해도 스키를 신고 달린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그는 미국 텍사스 주에서 러닝 전문용품매장을 운영하면서 평범하게 생활을 했다. 어느 날 스포츠 잡지에 나온 페루의 호베르토 카르셀란의 이야기를 접하면서 크로스컨트리에 관심을 갖게 됐다. ‘가장 힘든 종목’이라는 문구가 그의 도전 정신을 깨웠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에 태권도 대표로 출전했다가 크로스컨트리 선수로 변신한 타우파토푸아 역시 이날 ‘메달만큼 값진 완주’를 했다. 마드라소보다 두 계단 높은 114위(56분41초1)로 레이스를 마쳤다. 스켈레톤에 도전한 가나의 아콰시 프림퐁과 동티모르 출신의 알파인 스키선수 구 공칼베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도전 정신으로 감동의 주인공이 됐다. 프림퐁은 스켈레톤 남자 1위에 오른 윤성빈보다 무려 8초 이상 뒤진 기록으로 꼴찌, 공칼베는 남자 회전 종목 경기에 나서 43명 가운데 43위로 골인했지만 위대한 도전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스무 살의 김경은은 한국 프리스타일 스키 역사를 새로 썼다. 그는 에어리얼 종목에서 ‘한국인 올림픽 출전 1호’다. 고교시절까지 기계체조 선수로 활동하다 2016년 여름 에어리얼로 전환했다. 1994년 릴레함메드 대회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한국선수로 올림픽 무대에 선 것도 김경은이 처음이다. 이 종목은 스키를 신고 점프대를 통과, 공중에서 회전하며 착지하는 기술을 겨루기에 체조선수를 했던 게 큰 도움이 됐다. 지난 15일 열린 에어리얼 예선에 출전한 그는 1차 시기에서 넘어졌지만, 2차 시기에서 안정된 착지를 선보였다. 비록 25명 중 최하위에 그쳤지만, 김경은의 도전으로 한국 에어리얼 스키의 새 역사가 시작됐다. 올림픽의 감동은 메달이 아닌 도전이라는 것을 보여준 꼴찌들의 아름다운 투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