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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신랑치고는 나이가 있죠. 하하. 60살 먹어 장가가도 새신랑은 새신랑이죠. 무대 인사에서 ‘새신랑입니다’라고 인사하면 관객이 빵 터져요.”
백승철은 1991년 극단 미래가 명동의 엘칸토 소극장 무대에 올린 연극 ‘사랑청문회’로 배우의 길에 들어섰다. 연극배우 경력만 27년 차다. 2000년 이후 영화로도 활동 영역을 넓혔다. 영화 ‘종려나무숲’ ‘예의 없는 것들’ ‘황해’ ‘곡성’ 등에 출연했다. 그의 직업을 꼽는다면 배우, 작가, 연출가로 다양하다.
“연극이 주요 활동 무대라 영화에서 성장이 아쉽기는 하죠. 작은 배역을 맡아서 영화 화면에서 저 찾는 건 숨은그림찾기 같아요. 누가 물으면 농담 삼아 ‘코너 배우’ ‘쩜 배우’라고 해요. ‘어디 나왔어?’라고 물으면서 ‘저기, 저 코너에 점 크기만한 배우 있잖아. 나야’ 이렇게요. 하하”
“다리를 몇 달 동안 묶고 촬영하느라 힘이 많이들었어요. 처음에는 무릎 위까지 올라 청테이프로 감았는데, 물집이 나서 고생이 많았죠. 나중에는 요령이 생겨 여성용 스타킹을 입고 청테이프를 감으니 괜찮더라고요.”
백승철은 오는 17일 대학로 스타시티 후암스테이지 2관 무대에서 극단 해반드르의 연극 ‘백 년 동안의 고독’을 올린다. 20세기 남아메리카를 대표하는 문학가 중의 한 명으로 존경받는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원작을 기반으로 백승철 작가가 새롭게 창작한 연극이다. 꿈을 향한 외로운 항해 속에서 깊어만 가는 ‘인간의 고독‘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앙상블(ensemble) 수다’는 영화 속에서 주연에 버금가는, 주연보다 빛난 조연들이 모여 영화 속 이야기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다음은 앙상블이 꼽는 ‘바로 이 장면’.
“영화의 종반 한 소녀가 무서워서 밧줄을 못 잡고 주저하는 장면이 있어요. 그 부분에서 새 신랑이 노래를 불러 위로하는 장면이 있어요. 원래 시나리오에는 없는 장면이었어요. 이야기의 흐름을 보니 제가 아는 민요를 부르면 살 것 같더라고요. 감독님이 흔쾌히 허락하셔서 제가 만든 설정이 실제 영화에 들어가게 됐죠. 평소에 연습했던 노래를 의미 있는 장면에 담게 돼서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