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용품 가방에 담긴 작지만 큰 차이

  • 등록 2014-05-11 오전 9:13:17

    수정 2014-05-11 오전 10:23:45

백팩을 매고 야구장에 출근한 장원삼
[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삼성 선수단은 야구장에 조금 특별한 가방을 갖고 다닌다. 백팩과 캐리어 스타일의 가방이다.

보통 선수들이 드는 큰 가방은 어깨 한쪽에 메도록 디자인 돼있다. 어느 구단이든 선수들의 가방은 그다지 특별할 게 없었다. 올해 넥센이 속이 훤히 보이는 투명 가방으로 바꾼 게 그나마 특이한 점이었다.백팩을 갖고 있는 팀이 있긴 했지만 캐리어까지 갖춘 팀은 없었다.

삼성은 올시즌을 앞두고 가방을 어깨 양쪽에 메는 백팩과 여행용 캐리어 스타일로 아예 바꿨다. 기존 한 어깨에 메던 일반적인 가방과 비교해 조금 더 업그레이드 된 용품이다.

선수단의 요청에 의한 것이었다. 주장 최형우는 “한쪽에 가방을 메고 다니는 게 불편했다. 끌고 다니는게 편할 것 같아서 선수단에서 요청했다”고 말했다. 지금의 두 모델은 2년간 고민과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탄생한 것이다. 올해 시범경기 때부터 새로운 스타일의 백팩과 캐리어 가방이 선수단에 지급됐다.

삼성의 상징, 파란색의 가방 중간엔 삼성 라이온즈의 로고가 크게 박혀있고 선수단의 등번호가 각각 새겨있다. 이승엽이 일본에서 쓰던 백팩이 무척 편하다고 해 그 스타일을 본 따 가방을 만들었다는 게 구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백팩과 캐리어 가방.
보통 선수들이 드는 가방은 어깨 한쪽에 큰 부담을 주게 된다. 야수들의 경우엔 배트 가방까지 따로 짊어지다보니 피로도는 더 심하다.

국가대표 한 우완 투수는 절대 자신의 아기도 오른 손으로는 안지 않는다고 했다. 훈련을 마친 한 오른손 투수가 오른 손으로 아이스박스를 들고 오는 모습을 보고 혼낸 감독도 있었다. 그만큼 야구 선수의 생명과도 같은 손, 몸을 귀하게 여기라는 의미였다. 당구를 칠 때도 주로 쓰는 팔의 반대쪽으로 치는 선수들이 있다. 행여 어깨 근육에 조금이나마 무리가 올까봐서다. 평소에도 자주 쓰는 어깨, 팔에 무리가 가는 행동은 절대 하지 않는 선수들이 많다.

그런 점에서 삼성의 새 가방은 선수들에게 그러한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다. 시즌은 길다. 작은 피로가 쌓이고 또 쌓이다보면 피로의 강도는 커지기 마련이다.

한쪽에 메는 가방보단 양쪽으로 메는 가방이 훨씬 어깨에 주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야구 장비로 가득한 가방을 직접 메지 않고 캐리어로 끌면 되니 이 역시 편하다. 선수들은 “예전 가방보다 짐을 옮기기 편해졌다”고 입을 모은다.

편의성면에서도 좋다. 백팩은 아랫 부분에 스파이크를 넣는 공간을 따로 마련해뒀다. 뒤적뒤적 가방 안에 물건을 찾는 데 예전만큼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캐리어 역시 공간 구분이 잘 돼있다.

캐리어는 기존 쓰던 가방보다 크기가 더 커졌다는 게 구단 관계자의 설명. 그만큼 원정길에 나서는 선수들은 더 많은 짐을 넣을 수 있게 된 셈이다.

특히 선수들이 드는 백팩은 팬들에겐 호응도 만점이다. “양쪽 어깨에 가방을 멘 선수들의 모습이 학생같아서 귀엽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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