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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 고는 21일 밤(한국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장(파72)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최종전 CME그룹 타이틀홀더스 대회에 출전한다. 총상금 200만 달러(약 21억 1200만원)에 우승 상금만 70만 달러(약 7억 4000만원)가 걸려 있는 특급 대회다.
최근 LPGA는 ‘프로로 전향하겠다’는 리디아 고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18세 이상이 투어 회원 자격을 얻을 수 있다’는 규정이 있지만 캐나다 여자오픈 2연패 등의 공을 인정해 특별히 예외를 둔 것이다.
데뷔전 징크스 날릴까
리디아 고의 데뷔전은 박인비, 수잔 페테르센, 스테이시 루이스의 상금왕 경쟁 못지않은 관심을 끌고 있다. 아마추어 시절 보여줬던 천재성을 프로 무대에서 발휘할 수 있을지가 궁금한 것이다.
리디아 고에게는 아마추어 때와는 또 다른 집중력이 필요하다. 특히 데뷔전 징크스를 조심해야 한다. 따라서 아마추어 시절 ‘천재골퍼’로 명성을 날린 선배들이 데뷔전을 어떻게 치렀는지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1996년 9월 데뷔 무대였던 밀워키오픈에서 공동 60위로 부진했다. 미셸 위(24·나이키골프)는 2005년 10월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규정 위반으로 실격을 당했다. 3년 전 나이 제한을 받고 투어에 입문한 렉시 톰슨(미국)도 2010년 6월 치른 데뷔전에서 컷 탈락했다.
대형 스폰서 계약과도 직결
뉴질랜드 국적도 걸림돌이다. 미국 기업은 자국 선수가 LPGA 투어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후원에 나서기가 부담스럽다. 한국 기업도 마찬가지다. 연간 최소 100만 달러에서 200만 달러로 추정되는 몸값을 검증 없이 덜컥 내놓기는 쉽지 않다. 국적을 바꾼다면 다소 유연해지겠지만 리디아 고는 “국적을 바꾸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해결 방법은 간단하다. 리디아 고가 국적 문제 등 편견을 이겨내는 길은 뛰어난 기량으로 데뷔전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다. 비록 우승을 하진 못하더라도 인상적인 플레이로 대회를 마무리해야 한다.
LPGA 투어에 정통한 박폴 하나금융지주 스포츠마케팅 팀장은 “아마추어 때 맹활약하던 선수들이 프로 신분을 얻은 후 무너지는 경우를 자주 봤다. 따라서 리디아 고의 데뷔전은 골프 인생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 스폰서 문제도 마찬가지다. 진한 인상을 심어주는 것만큼 강력한 협상 카드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