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3사 빼앗긴 시청률..케이블+종편 약진에 있다

  • 등록 2013-10-29 오전 6:47:13

    수정 2013-10-29 오전 10:20:00

JTBC ‘네 이웃의 아내’ 포스터와 tvN ‘빠스껫 볼’ 포스터.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빼앗긴 시청률은 어디에.’

지상파 3사의 드라마 시장이 허전하다. MBC ‘불의 여신 정이’는 ‘사극 명가’의 자존심을 세우지 못하고 9%대 시청률로 종방했다. KBS2 ‘미래의 선택’은 윤은혜, 이동건, 정용화 등 스타 출연진에 타임슬립 소재의 참신한 구성을 안고 있지만 7.3%의 최저시청률을 기록했다. 배우 최지우가 안방극장에 컴백한 SBS ‘수상한 가정부’도 두 자릿수 시청률이 불안한 상황이다. 흥미로운 건 이상의 세 작품이 모두 월,화에 방송되는 드라마라는 것. 수,목에 전파를 타고 있는 KBS2 ‘비밀’(16.3%), SBS ‘상속자들’(13.4%), MBC ‘메디컬 탑팀’(5.8%) 약 7%P 적은 시장이다. 어디서 구멍이 난 걸까. 빼앗긴 시청률을 찾아봤다.

‘응답하라 1994’ 캡쳐(왼쪽부터), ‘네 이웃의 아내’ 캡쳐, ‘빠스껫 볼’ 캡쳐.
◇케이블+종편 콘텐츠, ‘공격 편성’ 통했다

지상파 3사의 월화 드라마 시장이 좁아든 데는 케이블TV와 종합편성채널 콘텐츠가 약진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JTBC ‘네 이웃의 아내’와 tvN ‘빠스껫 볼’이 대표적인 예. ‘빠스껫 볼’은 tvN 개국 7년 만에 처음으로 오후 10시 시간대 편성됐다. ‘네 이웃의 아내’는 ‘무정도시’와 ‘그녀의 신화’에 이어 종합편성채널의 오후 10시 시간대 편성을 안정궤도에 집입시켰다. 그 동안 지상파 3사와의 작품 경쟁을 피하기 위해 오후 11시 시간대 전파를 타왔던 행보와 다른 공격적인 시도다.

tvN의 한 관계자는 “올해 종합편성채널 콘텐츠도 그렇고 점차적으로 시청자들의 오랜 전통에 맞춰진 편성에 도전하는 시기가 되고 있다”며 “과거엔 ‘틈새를 노려 존재를 알리자’는 전략으로 임했다면 이젠 정면 승부를 펼쳐도 싸움을 이어나갈 만큼의 체력을 다졌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정면승부의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네 이웃의 아내’는 JTBC 드라마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시청률이 오르고 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1일 방송된 3회에서 3.0% 시청률을 기록, 22일 4회에서 3.25%로 자체최고 시청률을 갱신했다. 분당 최고 시청률은 5%에 육박한다.

‘빠스껫 볼’도 마찬가지. ‘이웃집 꽃미남’을 비롯한 ‘꽃미남’ 시리즈와 ‘나인’, ‘응답하라 1997’ 등으로 쌓은 콘텐츠 경쟁력이 체력을 키웠다. 21일 첫 방송된 ‘빠스껫 볼’은 가족 중심의 시청 패턴을 지향한 의도대로 10대부터 40대 여성 사이에서 고른 시청률을 보였다. 남성 시청층에선 40대가 가장 높은 충성도를 보이며 tvN의 채널 특성이 보다 넓은 연령대에게 어필되고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 ‘빠스껫 볼’은 22일 방송에서 평균 시청률 2%를 돌파, 최고 3%에 육박하는 성적을 냈다.

결과적으로 ‘네 이웃의 아내’와 ‘빠스껫 볼’의 22일 시청률을 합산한 약 6%의 수치는 지상파 월화 안방극장에 생긴 공백을 채우는 셈. 그 동안 케이블TV와 종합편성채널의 약진으로 탄생된 ‘웰메이드 콘텐츠’가 6,7,11번에 고정됐던 ‘리모컨의 전통’을 바꾸는 실질적인 시대가 도래했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온라인 홈페이지 티빙은 실시간TV 서비스를 통해 CJ E&M 계열 채널은 물론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콘텐츠의 동시접속자수를 바탕으로 시청률 자료를 집계하고 있다. KBS2 TV소설 ‘은희’는 28일 방송에서 15.5%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시청률조사기관인 닐슨코리아에서 제공하는 수치와 다른 ‘온라인 기반 본방사수’의 척도다.
◇케이블+종편의 약진, ‘전통 시장’을 바꾼다

드라마의 전통적인 분위기도 바뀌고 있다. 먼저 홍보 전략과 촬영 환경에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방송 전 절반 가량의 촬영 분량을 확보하는 사전제작 시스템의 ‘여유’와 한 편의 영화 같은 양질의 화면을 보여주는 ‘완성도’ 덕에 두 가지 변화가 가능했다.

tvN ‘빠스껫 볼’과 ‘응답하라 1994’는 ‘0회 방송’을 선보였다. 기존 촬영 분량을 편집하거나 드라마의 전체적인 틀을 설명해주는 60분 분량의 영상이 0회 방송이다. 제작환경에 여유가 없다면 나오기 어려운 발상이다. 영화처럼 ‘시사회’를 열기도 한다. ‘빠스껫 볼’은 언론시사회를 개최했고 ‘네 이웃의 아내’는 온라인을 통한 1회 선공개 전략으로 방송 전부터 네티즌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JTBC 드라마국의 한 관계자는 “다양한 홍보전략과 안정적인 촬영 환경은 유기적인 관계에 있다”며 “‘지상파 시류’에 휘말리지 않고 좋은 콘텐츠, 안정적인 촬영, 업그레이드 된 장비 등 내실을 기하는데 집중했던 것이 지금의 변화를 이끈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흥행 척도가 다변화된 점도 케이블TV와 종합편성채널의 약진 덕이다. DMB와 IPTV 등으로 시청 패턴이 바뀌며 ‘본방 사수’ 개념이 모호해진 지는 오래지만 구체적인 척도가 마련되진 않았다. 요즘은 VOD 다운로드 횟수나 티저 영상 조회수 등이 콘텐츠 파급력을 설명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 ‘네 이웃의 아내’는 1회 선공개 영상이 공개 6시간 만에 조회수 2만건을 돌파한 사실이 큰 화제를 모았다.

tvN을 비롯해 Mnet, 온스타일 등 다수의 채널을 보유하고 있는 CJ E&M은 콘텐츠 가치 측정 모델을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CoB(Consumer’s Content Consurning Behavior)로 TV와 PC, 모바일로 분산된 환경에서 소비자의 행동을 측정할 수 있는 지표다. 온라인 홈페이지 티빙(tving) 등 실시간 방송 서비스로 알 수 있는 ‘동시 접속자 수’도 중요한 척도로 활용되고 있다.

CJ E&M 마케팅 전략팀의 한 관계자는 “비(非) 지상파 콘텐츠도 믿고 볼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준 단계는 지났다”며 “지상파의 전통 시장 분위기는 ‘케이블 라이크(Cable-like)’ 환경이 아니기 때문에 향후 이들 콘텐츠의 입지를 탄탄히 할 수 있도록 새로운 척도를 개발하고 전략을 짜내는 일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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