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합니 다람쥐~우리가 `개그초통령`!(인터뷰)

KBS2 `개그콘서트` 인기코너 `꺾기도`와 `감사합니다` 두 주역
  • 등록 2012-04-04 오전 7:00:00

    수정 2012-04-04 오후 7:29:31

▲ 개그맨 홍인규와 정태호(사진-한대욱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양승준 기자] 개그맨 정태호. 그는 KBS2 `개그콘서트` 코너 `감사합니다`로 유명하다. "감사합니다"란 말과 함께 팔과 다리를 흔드는 율동이 중독적이다. 단순해서 특히 아이들에게 인기다. 그래서 `뽀로로`의 최대 적수로 불린다. "유치원에 다니는 6세와 4세 두 아이의 아빠(시청자 정현호씨)다. 태어날 때부터 `뽀로로`밖에 모르던 아이들이 이젠 `감사합니다`만 본다." 정태호의 나이 서른다섯. 어린 시청자를 위한 이미지 관리 노력도 각별하다. "어려 보이려고 볼터치를 꼭 한다. 애들이 길 가다 `감사합니다` 해달라고 떼쓰면 해주기도 한다." 정태호와 비슷한 길을 걷는 사람이 있다. `꺾기도`에 출연 중인 홍인규(33). 그는 유치한 말장난 개그가 특기다. "반갑습니 다람쥐~" "안녕하십니 까불이". `꺾기도` 속 대사는 이미 유행어가 됐다. "초등학생 이하 아이들이 내 주 개그 고객이고, 그 친구들에게 받은 사랑으로 내 아이들이 어린이집 비용을 낸다." 홍인규가 웃으며 말했다. 단순한 개그로 `개그 초통령(초등학생들의 대통령)`으로 떠오른 정태호와 홍인규의 만남. 두 사람의 신경전은 치열했다. "`감사합니다`는 이제 지는 해다."(홍인규) "선배(홍인규), 다 필요 없고 솔직히 말해. 아들이 두 코너 중 뭐 더 좋아해? `감사합니다`지?"(정태호)

"너무 유치해 `개콘`스럽지 않다는 지적도 받았다." -두 코너 모두 아이들에게 인기다

▲홍인규: `꺾기도`는 어린이날 행사용으로 준비하고 있던 개그였다. 4세부터 12세를 위한 새싹용 개그로. 처음에는 춤추는 개그로 콘셉트를 잡았다 멤버들끼리 서로 말장난하다 지금의 `꺾기도`가 나왔다. 처음에는 아이들만 좋아할 줄 알았는데 점차 나이 드신 분들도 많이 따라 하시더라. 행사장 갔는데 그 회사 간부분이 내게 "와주셔서 감사합니 다람쥐"라고 인사하더라. 다른 직장인분들도 서로 재치 있게 한 마디씩 주고받을 수 있는 개그라고 좋아하는 분들을 여럿 봤다. 백화점에서도 행사장에 `행사장이 다람쥐`란 현수막을 걸어뒀더라. 여러 예능이나 드라마에서도 패러디하고. 신기했다.

▲정태호: 처음 개그 짤 때는 아이들을 타킷으로 해야지란 생각마저 못했다. 그냥 `멜로디 개그`를 짜보자는 게 시작이었다. 그러다 제작진이 `발레리노` 코너 후 준비한 거 없냐고 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해봤는데 뜻밖에 반응이 좋았다. 처음에는 너무 유치하다고 혼날 줄 알았다. 시작할 때만 해도 너무 단순해서 `개그콘서트` 개그답지 않다는 비판도 있었으니까. 내용만 따지고 보면 아이들이 웃고 넘길 내용은 아닐 수 있다. 그런데 단순한 멜로디와 율동이 아이들에게 쉽게 다가간 것 같다.
▲ 홍인규와 정태호
"`감사합니다`는 성인용 개그" "`꺾기도`는 비교육적" -상대 코너를 어떻게 생각하나

▲홍인규: `감사합니다`는 알고 보면 성인용 개그다. 내용도 은근 야하다. `나이트에 갔는데 부킹한 여자 향수 여자친구와 같은 향수 감사합니다`란 내용은 위험하다. `꺾기도`가 진정 아이들을 위한 코너다. 아이들에게도 한 번에 두 단어를 동시에 가르쳐준다. `안녕하십니 까투리` 같은 경우 대부분 아이는 까투리를 몰랐을 거다. 개그를 통해 꿩의 수컷이 장끼와 암컷이 까투리라는 것을 배울 수 있다. 효과적인 교육 방법이라고 생각한다.(웃음)

▲정태호: 시청층이 비슷한 거 같지만 조금 다르다. `감사합니다`는 미취학 아동들에게 더 인기다. 말을 못 알아들어도 멜로디와 율동을 편하게 따라 할 수 있다. `꺾기도`는 최소한 말을 알아듣고 빨리 쓸 수 있는 나이가 돼야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꺾기도`는 어린이 언어 교육상 안 좋다. `반갑습니 다람쥐`란 말이 어디 있나. 우린 반대로 예의 바른 개그를 한다. "감사합니다" 얼마나 훈훈한가. 교육적이고. 그래서 부모님도 좋아하신다.

"아들이 `감사합니다` 더 좋아해" "혼나면서도 `감사합니다`" -코너 관련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을 거 같다

▲홍인규: 아들에게 굴욕을 당했다. 아들이 `감사합니다`를 좋아한다. `꺾기도`를 잘 안 본다. 왜 내 코너를 안 보는지 모르겠다. 요즘 프로그램 다시 보기가 잘 돼 있잖나. 그래서 `개그콘서트`를 다시 볼 때면 아들이 `감사합니다` 틀어달라고 한다. 내 코너 틀면 `감사합니다` 틀라고 조른다. 그래도 되도록 `감사합니다` 안 보여주려고 한다. 앞서 말했듯이 내용이 유해하잖나. 그래서 "감사합니다" 음악 부문만 들려주려고 한다.(웃음)

▲정태호: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있더라. 유치원에서 아이들이 말썽 피우고 혼날 때 "감사합니다"라고 한 아이가 있다더라. 우리(송병철 이상훈)끼리 `자아도취`에 빠지기도 한다. 사실 `감사합니다`는 흔히들 쓰는 단어잖나. 그런데 수건에 `감사합니다` 문구 쓰여 있고 건물 입구 바닥 깔판에 `감사합니다` 써 있으면 다 우리 코너가 인기라서 그렇다고 서로 장난친다. 아, 그리고 어려 보이려고 한번 시작한 볼터치는 끊지를 못하겠더라.(웃음)
▲ `꺾기도`와 `감사합니다`
-두 사람에게 `초등학생`이란?

▲홍인규: 아이들과 유독 인연이 깊다. MBC `뽀뽀뽀`도 했고 EBS `생방송 톡톡 보니하니` 등 어린이 프로그램을 주로 했다. 내가 키운 아이도 있다. 김새론과 프로그램하다 만나 지금 카카오톡 친구다.

▲정태호: 날 숨 쉬게 하는 존재다. 이렇게 좋아해 줄 줄 몰랐다. 덕분에 광고도 많이 찍었다. 증권사부터 이동통신사 정수기 치킨 등 여러 개를 `감사합니다` 콘셉트로 찍었다. 홍보대사 섭외도 많이 받았다.

"김준현 라이벌? 노화 금세 올 것" -개그맨 김준현도 아이 흉내를 잘 낸다. `9시쯤 뉴스` 코너에서 잎새반 어린이로 주목받았다. `홍인규=아이 캐릭터`를 위협할 개그맨이라는 평도 있다

▲홍인규: 외모나 이런 면에서 아직 내가 앞서 가고 있다고 본다. 난 아이 캐릭터를 계속 끌고 가기 위해 담배도 안 태운다. 그런데 김준현은 술을 좋아해 노화가 금세 올거다.(웃음)

-`개그 초통령 라이벌`로서 서로에게 조언해준다면

▲홍인규: (정태호는)나이가 너무 많아. 수염도 많고. 애들이 부담스러워해. 리본 좀 작은 거 해. 처음에는 알맞더니 이젠 리본이 목을 감싸더라.

▲정태호: 선배, `꺾기도`하는 (김)준호형 나이는? 아, 그리고 쌍두사(이상호 이상민)선배들 타이트한 호피무늬 바지는 좀 아니잖아? (웃음)
▲ 홍인규와 정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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