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월드컵을 누빌 미드필더들의 활약상을 감상하기에 앞서 본지가 축구 전문가들의 설문을 통해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들을 미리 뽑아봤다. 8명의 국내 TV 축구 해설위원들이 미드필더 포지션을 공격형과 수비형으로 나눠 1위(5점)부터 5위(1점)까지 차등 점수를 매겨 최고의 별 5인씩을 선정했다.
■카카와 사비, 중원의 두 별
스트라이커에 한번에 결정적 기회를 만들어 주는 '킬러 패스(killer pass)'는 공격형 미드필더가 꿈꾸는 최고 기량이다. 하지만 패스 하나로 정상급 미드필더가 될 수는 없다. 빠른 공·수 전환과 압박을 강조하는 최근 세계 축구의 흐름에선 공격형 미드필더가 부지런히 공·수를 넘나들며 경기를 풀어가야 중원에서 수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8인의 축구 해설위원이 1위(28점)로 꼽은 브라질의 카카(28·레알 마드리드)가 그런 스타일의 선수다. 정효웅 MBC ESPN 해설위원은 "카카는 개인기에 의존하는 브라질의 여느 미드필더와 달리 기본적으로 많이 뛰며 팀에 헌신하는 선수"라고 말했다. 2006 월드컵 이후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둥가 감독은 브라질을 개인기의 팀에서 조직력의 팀으로 변모시키며 수퍼스타 호나우지뉴 대신 카카를 팀 공격의 중심으로 내세웠다. 카카는 둥가 부임 이후 A매치에서 12골을 터뜨리며 파비아누의 뒤를 받치는 '제 2의 스트라이커'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사비의 스페인 대표팀 동료 세스크 파브레가스(23)는 18점으로 3위에 뽑혔다. 아스날(잉글랜드) 소속의 파브레가스는 올 시즌 16골 19도움의 물 오른 공격력을 과시하고 있다. 잉글랜드 중원의 두 주축 스티븐 제라드(8점)와 프랭크 램퍼드(7점)는 각각 4·5위에 올랐다.
■궂은 일 도맡는 그라운드 마당쇠
수비진 앞에 배치되는 수비형 미드필더는 상대 공격 길목을 막고 동료 수비수의 공격 가담시 커버 플레이를 하는 등 TV 중계엔 잘 잡히진 않지만 가장 땀을 쏟는 포지션이다. 2006 독일 월드컵에서 경기 분석을 담당한 FIFA(국제축구연맹) 테크니컬스터디그룹(TSG)은 대회 16강전 이후 16경기에서 7차례나 수비형 미드필더 포지션 선수를 경기 MVP로 뽑았다.
가나의 마이클 에시엔(28·첼시)이 33점으로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꼽혔다.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이 트레이드 마크인 에시엔은 종종 강력한 중거리 슛으로 공격적 재능도 뽐낸다. 장지현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에시엔의 존재만으로 가나는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강력한 허리를 갖춘 팀 중 하나가 됐다"고 말했다.
3위(12점)로 꼽힌 윌슨 팔라시오스(26·토튼햄)는 북중미의 신흥강호 온두라스의 주축 미드필더다. 팔라시오스가 월드컵 H조 조별리그 경기에서 스페인의 미드필더진을 어떻게 상대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정확한 롱 패스를 자랑하는 스페인의 사비 알론소가 10점으로 4위에 올랐고, 프랑스의 차세대 미드필더 라사나 디아라가 9점으로 5위에 꼽혔다.
■설문에 참여한 축구 해설위원
한준희(KBS) 박문성(SBS) 김대길 박찬하(이상 KBS N) 이상윤 정효웅(이상 MBC ESPN) 김동완 장지현(이상 SBS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