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기 오른 김시진 감독 '더 적극적으로, 더 단호하게'

  • 등록 2010-01-23 오전 7:12:27

    수정 2010-01-23 오전 7:12:27

▲ 외국인투수 번사이드에게 직접 지도하는 히어로즈 김시진 감독. 사진=히어로즈 구단
[이데일리 SPN 이석무 기자] 주축 선수들을 트레이드로 떠나보내야 했던 히어로즈 김시진 감독이 확 달라졌다. 흔들리는 투수진을 다시 세우기 위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그리고 예전보다 훨씬 독해진 모습이다.

김시진 감독은 지난 15일 20명의 투수조 선발대와 함께 일본 미야코지마로 떠났다. 일반적으로 감독의 경우 야수들이 포함된 본진과 함께 움직이는 점을 감안하면 예외적이다.

이유는 역시 투수들을 직접 챙기기 위해서다. 지난 달 핵심투수 이현승과 장원삼을 잃은 김시진 감독으로선 마운드 재건이 최대 과제다. 지난 해 정민태 투수코치에게 투수에 관한한 대부분의 사항을 믿고 맡겼던 김시진 감독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직접 투수들의 훈련을 이끌고 있다.

실제로 21일 훈련부터 김시진 감독은 몇몇 투수들에게 직접 펑고를 쳐주고 있다. 첫 날 훈련에는 두산에서 트레이드된 금민철과 2010년 1차지명 투수 김정훈이 김시진 감독의 지목을 받았다. 김시진 감독은 두 선수의 손에 물집이 생길 정도로 강도높은 훈련을 지휘하고 있다.

심지어 미야코지마 훈련장과 숙소인 호텔을 오가는 동안 직접 솔선수범해 선수들을 이끌고 '자전거 훈련'을 실시할 정도다. 김시진 감독은 훈련장과 숙소 사이 12km 정도의 거리를 자전거로 이동하고 있다. 김시진 감독이 앞장서니 선수들이 따라오지 않을 수 없다. 김시진 감독은 훈련이 부족하거나, 체중조절이 필요한 선수 또는 관심을 보여주고 싶은 선수를 직접 선발해 자전거 훈련을 함께 하고 있다.

한편으로 김시진 감독은 준비가 되지 않은 선수들을 단호하게 다스리고 있다. 지난 20일 어깨 통증을 호소한 신철인을 가차없이 귀국조치 시킨데 이어 22일에는 유력한 마무리투수 후보인 조용준이 오른쪽 어깨 통증에 허덕이자 역시 곧바로 짐을 싸게 했다. 몸을 제대로 만들지 못한 데 대한 문책성 조치다.

신철인 조용준 모두 올시즌 히어로즈 뒷문을 책임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선수들. 그럼에도 김시진 감독이 냉정하게 칼을 빼든 것은 그만큼 독하게 마음을 먹었다는 뜻이다. 몸이 안돼있는 선수를 기다릴만한 여유가 없는 것이 김시진 감독의 현주소다.

히어로즈는 이현승 장원삼이 떠난 상황에서 김영민 신철인 조용준 등 마저 잇따라 전력에서 이탈함에 따라 투수력 고민이 절망 수준에 이르고 있다. 투수진 상황이 어려워질수록 김시진 감독의 독기도 하늘을 찌르고 있다. 전지훈련에서 김시진 감독의 손과 발도 더욱 바빠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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